유네스코-오스트리아 빈, 도심 건축규제로 설전

입력 2017-07-06 23:08
유네스코-오스트리아 빈, 도심 건축규제로 설전

구도심 위기 문화유산으로 지정…"현실 모른다" 반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성당과 궁전 등 중세 유럽 건축물로 유네스코(UNESCO)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된 오스트리아 빈 도심이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으로 기록됐다고 DAP통신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네스코는 이날 세계문화유산 지정 취소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기 문화유산' 리스트에 빈 도심을 올렸다.

중세 건축물을 에워싸듯 올라가는 높은 현대식 건물이 도시의 역사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이날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회의에서 빈 시 당국을 비판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아파트, 호텔 높이 규제가 75m에서 66m로 강화되기는 했지만 앞으로 들어설 건물들의 높이는 여전히 시각적으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빈 중심의 중세 성당과 바로크식 궁전, 19세기의 건축물들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올해 2월 초 빈 시 당국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유네스코는 2013년 내전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 알레포 구도심과 팔미라 등 6곳을 위기 문화유산 리스트에 올렸지만, 건물 높이 때문에 위기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흔치 않다.

독일 드레스덴이 2006년 위기 문화유산 리스트에 올랐다가 2009년 교량 건설 후 세계문화유산 리스트에서 삭제됐다.

마리아 바실라코우 빈 부시장은 유네스코 결정을 비난하면서 현대 사회의 수요와 역사성 보존 사이에서 항상 존재하는 갈등 요소를 유네스코가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실라코우 부시장은 성명에서 "세계문화유산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뿐 아니라 그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삶의 방식을 함께 담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빈 관광위원회도 유네스코 결정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잃더라도 관광객들은 계속 빈을 방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빈을 찾은 관광객은 690만 명으로 시 인구 180만 명의 3배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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