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4형' 발사 영상 공개…'안정적 상승' 엔진 성능 확인(종합)

입력 2017-07-05 18:04
수정 2017-07-05 18:09
北, '화성-14형' 발사 영상 공개…'안정적 상승' 엔진 성능 확인(종합)

지상 발사대 거치 직후 차량형 발사대 이동…킬체인 대응 조치인 듯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홍국기 기자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화성-14형' 미사일은 발사 단계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북한의 미사일 엔진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전날 이뤄진 화성-14형 발사 과정의 일부가 담긴 약 4분 40초 길이의 영상을 5일 공개했다.

영상은 화성-14형을 실은 차량형 이동식발사대(TEL)가 발사 장소로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해 지상 발사대에 거치돼 공중으로 발사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화성-14형은 사방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수직으로 솟아올랐다. 상승 과정에서 약간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화성-14형의 상승이 매우 안정적"이라며 "주엔진과 보조엔진의 조합이 상당히 잘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화성-14형은 북한이 지난 3월 18일 연소시험을 한 액체연료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당시 연소시험을 참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이를 '3·18 혁명'으로 부르며 극찬했다.

이 엔진은 북한이 작년 9월 연소시험을 한 주엔진에 4개의 보조엔진을 결합한 것으로 파악됐다.

화성-14형이 안정적으로 상승한 것은 자세 제어를 위한 보조엔진들이 제대로 기능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 뒷부분에는 화성-14형 1단과 2단의 분리 장면도 담겼다. 화성-12형 외부와 내부에 카메라를 장착해 단 분리 장면을 촬영하고 이를 지상으로 송신한 것으로 보인다.



단 분리는 추진 시스템(엔진), 대기권 재진입과 함께 ICBM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추진제 연소를 끝낸 1단과 2단이 안정적으로 분리돼야 탄두가 예정 궤적을 비행할 수 있다.

신종우 선임분석관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화성-14형 1단과 2단에 각각 역추진 로켓과 소형 로켓이 장착된 게 식별됐다"며 "역추진 로켓과 소형 로켓을 활용해 안정적인 단 분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화성-14형의 단 분리 영상을 지상으로 송신하는 데는 '텔레메트리'(원격 관측장비)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화성-14형 사진에서는 탄두부에 텔레메트리 안테나로 보이는 장치가 포착됐다.

북한이 화성-14형을 이동식발사대로 쏘지 않고 지상 발사대에 거치해 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북한은 지난 5월 1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쐈을 때도 같은 방식을 썼다.

북한의 이동식발사대를 표적으로 삼아 실시간 탐지·추적하고 유사시 정밀 타격하는 우리 군의 킬체인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사일이 지상 발사대에 거치 된 직후 이동식발사대를 신속하게 다른 곳으로 옮김으로써 킬체인의 정밀 타격으로부터 이동식발사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이같은 방식을 활용하면 킬체인으로 미사일이 파괴되더라도 이동식발사대는 보호함으로써 제2의 미사일 발사를 시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다른 탄도미사일를 발사할 때도 같은 방식을 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보유 중인 이동식발사대는 200여 대에 달하는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은 과거 이동식발사대를 중국에서 수입했지만, 대북 제재로 이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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