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러시아행, 푸틴과 '브로맨스'…독일선 트럼프와 '담판'

입력 2017-07-03 15:10
수정 2017-07-03 16:59
시진핑 러시아행, 푸틴과 '브로맨스'…독일선 트럼프와 '담판'

러시아·독일 국빈방문…G20정상회의 참석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이번주 러시아와 독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

7∼8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의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3∼4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브로맨스'(남자들 사이의 깊은 우정)를 확인하고, 4일 독일로 가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를 만난 뒤 G20 회의기간에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갈등과 대립하는 현안이 그다지 많지 않을 뿐더러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간에 끈끈한 우정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브로맨스가 예상되지만, 대북 압박 문제로 관계 균열의 기색이 뚜렷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동을 앞두고 양국 간에 팽팽한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시 주석으로선 미국의 압박에 맞서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북한 문제를 고리로 한 미중 갈등 해법, 미국의 대만 무기판매 항의, 유럽과의 무역분쟁 해소, 국제무대에서의 중국 리더십 확보라는 과제를 잔뜩 안고 있다.

3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을 위해 이날 베이징(北京)을 떠났다.

시 주석은 공식적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앙겔라 독일 총리의 초청에 따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중국공산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왕양(汪洋) 부총리,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과 함께 러시아로 향했으며, 이후 독일로 이동한다.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내용을 보면 시 주석은 3∼4일 러시아를 국빈방문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외에 각종 교류 활동을 진행한다.중국은 근래 러시아와의 돌출 현안은 없으나, 양국 간 연대를 공고히 하려는 목적으로 러시아를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지난해 8월 항저우(杭州) G20 정상회의와 올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포럼에도 푸틴 대통령을 최고 귀빈으로 초대해 극진히 대접할 정도로 전략적 동맹을 맺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에 푸틴 대통령과 중러 관계 강화,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 등에 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러 양국은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기존 해법을 확인하는 식으로 미국과는 다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근래 중국은 미국의 '중국 최고인신매매국가 지정'·대만에의 첨단무기 판매·단둥(丹東)은행에 대한 독자제재 등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지난달 20일 미국이 러시아인 38명과 단체 등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을 이유로 제재 대상자 명단에 추가한데 불만을 갖고 있다.

러시아에서 4일 독일로 이동할 시진핑은 현지에서 독일 대통령과 총리 회담을 각각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베를린 동물원 팬더관 개관 행사와 중·독 청소년 축구 우호경기도 관람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를 심는데도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선 보호무역 반대·기후변화협약 등의 세계적인 이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연합(EU)과 미국에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부여를 재차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작년 항저우 G20에서도 보호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자유무역 수호자를 자처했고,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기후변화협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관심을 끄는 것은 G20 기간에 열릴 미중 정상회담으로,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인정, 대만에의 무기 판매 철회, 북한 문제 조율 등을 의제로 담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전화통화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본적인 공감대와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G20 정상회의에서 별도로 만나 주요 현안을 협의하기로 사전 조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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