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저성장 탈피, 美 트럼프 정책·유가에 달렸다"
한은 보고서…"신흥국 자본유출 압력, 상당기간 잠재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국제유가 향방이 세계 경제의 커다란 불안 요인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2017 글로벌 경제 10대 이슈의 모니터링(상반기)'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성장세가 확대되는 등 지난 수년간 이어져 온 저성장 국면에서 반등하는 모습"이라며 미국과 유로지역은 소비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고 신흥국은 중국의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회복세가 앞으로 이어져 저성장 기조에서 탈피할지는 주요 선진국의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과 국제원자재 가격의 향방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보고서는 "미국은 신정부의 경기 활성화 정책 추진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소비심리 악화와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재정운용, 규제 완화, 보호무역 등 주요 경제공약은 구체적인 실행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 등 정치적 스캔들이 최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유로지역에서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이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국제유가 변동이 신흥국 경기 개선의 주요 변수라고 밝혔다.
이어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보유자산 축소 등으로 신흥국에서 자본유출 압력이 상당 기간 잠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는 올해 초 배럴당 50달러 초반에서 소폭의 등락을 반복했지만 2분기(4∼6월)에는 변동 폭이 커지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 러시아, 브라질 등 자원수출국 경제가 타격을 입는다.
보고서는 "앞으로 글로벌 원유시장에는 수급 요인과 관련된 높은 불확실성이 있어 가격의 불안정한 움직임이 이어질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경기 회복, 나이지리아 등 일부 산유국의 정정불안은 가격 상승요인이지만 미국 셰일오일 증산 등은 가격 하락요인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중국의 과잉설비, 부동산 시장 불안, 기업부채 과다 등 '3대 리스크'가 정국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로 악화하지는 않고 있지만 과잉 유동성 등 불안요인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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