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 다치고'…경인아라뱃길 자전거 사고↑

입력 2017-07-02 07:20
'넘어지고 다치고'…경인아라뱃길 자전거 사고↑

자전거 구간 30여㎞…처벌 규정 없어 단속 무용지물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경인아라뱃길을 이용하는 자전거 마니아들이 늘면서 관련 사고도 급증한다.

2013∼2016년 최근 4년간 아라뱃길에서 자전거 사고로 인천 서부소방서 정서진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는 총 121건이다.

자전거 사고로 인해 구급 치료를 받은 인원도 73명이다. 이중 낙상이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 9건, 열상 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아라뱃길 수로 양쪽으로 난 자전거 도로 구간은 30여㎞ 길이에 달한다. 자전거 도로와 편도 1차로 보행로가 함께 있는 구조여서 사고도 잦다.

도로교통법 제13조의2 1항에 따르면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가 따로 있는 곳에서 자전거를 탈 때는 자전거 도로로 통행해야 한다.

해당 법에 따라 자전거는 일반 자동차와 똑같이 취급한다. 차에 적용되는 법률이 그대로 자전거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도로교통법의 벌칙 조항을 보면 자전거 도로 통행 법규를 위반하더라도 따로 처벌할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단속도 무용지물이다.

경찰은 아라뱃길 내 순찰 활동을 강화하거나 안내 방송 등으로 자전거 도로 이용을 유도하고 있지만, 처벌이 어렵다 보니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불법 취사·캠핑, 무리한 자전거 주행 등 아라뱃길 내 전반적인 불법 행위를 계도하는 인력도 2명에 불과한 형편이다.

게다가 아라뱃길에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객이 함께 쓰는 시천가람터 광장 등 공용 공간도 많아 시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그 탓에 광장에서 무리하게 속도를 내서 주행하는 '무개념 라이딩'에 대한 민원도 꾸준히 접수된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자전거 사고 관련 민원이 접수되자 자전거 과속 방지턱을 설치하는 안을 고려했으나, 오히려 달리는 자전거의 사고 위험을 더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자전거 이용객과 보행자가 함께 쓰는 광장 보도블록에 서행 주의 표시를 여러 개 설치하고 계도 활동을 벌이는 등 늘어나는 자전거 사고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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