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정몽헌 北추도식' 재개 방침…금강산관광 준비 '기지개'

입력 2017-07-03 06:01
현대,'정몽헌 北추도식' 재개 방침…금강산관광 준비 '기지개'

박왕자 피살 9년 앞두고 이달중 대북접촉 신청…北도발 등 변수

"새 정부 출범후 민간접촉 신청 모두 수용…방북 승인은 상황 봐야"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현대그룹이 이달 중에 통일부에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북한 금강산 추모행사를 위한 대북 민간접촉 및 방북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3일 알려졌다.

특히 이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오는 11일 중단 10년째로 접어드는 금강산관광 재개 여부와도 맞물려 있는 사안이어서 남북 당국의 반응 등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음 달 4일 정몽헌 전 회장의 14주기를 앞두고 이달 중에 방북 승인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라면서 "새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감안하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는 지난 2003년 8월 정 전 회장의 별세 이후 매년 금강산 특구 온정각 맞은 편에 있는 추모비 앞에서 추모행사를 열었으나 지난해에는 북한 핵실험 도발 등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다음 달 추모행사를 위한 방북을 신청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에 앞서 북측과의 조율을 위한 민간접촉 승인을 통일부로부터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민간 차원의 대북접촉 신청이 모두 수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1차 관문'인 접촉 승인은 무난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방북 승인의 경우 8월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 유엔의 대북 제재 분위기,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북 강경론 등 변수가 많아 상황이 유동적이라는 게 현대그룹과 정부의 공통된 인식이다.

아울러 현 정부에서 대북접촉을 승인받은 민간업체들이 모두 북측으로부터는 방북을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져 북한이 현대그룹의 금강산 추도행사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만약 북측이 현대와의 사전 접촉에서 방북을 수용하고, 우리 정부도 방북을 승인할 경우 현정은 회장이 직접 금강산을 찾아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고위 관계자들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의견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금강산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은 관광 재개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이미 갖추고, 현지 인력 수급과 시설 정비, 차량 조달 등 구체적 계획 수립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민간접촉은 요건만 갖추면 승인될 것으로 본다"면서 "북한이 받아들인다면 방북 규모와 시기 등을 조율해야 하는데 최종적으로 방북이 승인될지는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은 1998년 정몽헌 전 회장이 부친인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북측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11월 18일 금강호가 처음 출항하면서 시작됐으나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 피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만 9년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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