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테러도 모방 우려…프랑스 모스크에 차량돌진
극단주의 테러→모방→무슬림 겨냥 보복테러→모방 악순환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영국 런던 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무슬림을 노린 차량 보복테러가 발생한 지 열흘만인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 모방범죄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0분께 파리 교외 지역인 크레테이에서 한 남성이 차량을 몰고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 앞에 있던 사람들을 향해 돌진을 시도했다.
이 남성은 사륜구동 차량으로 모스크 앞에 설치된 차량 진입 방지용 말뚝과 보호 장벽을 계속 들이받았다. 그러나 진입이 좌절되자 차량을 몰고 달아났고, 차량이 구조물과 충돌해 멈춰 서자 그대로 도망쳤다가 곧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공격 시도가 좌절되면서 인명 피해는 나오지 않았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이번 공격이 최근 몇 년 사이 프랑스에서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대한 보복 공격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은 미국 출신의 이 남성이 2015년 11월 파리 바타클랑 극장 총기 난사 테러와 샹젤리제 테러에 복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십명의 사망자를 낸 바타클랑 테러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의 소행으로 결론이 났고, 지난달과 이달 샹젤리제 거리에서 잇따라 발생한 경찰 겨냥 총격 테러와 차량 폭탄 테러는 IS가 배후를 자처했거나, 용의자가 IS와 접촉한 정황이 발견됐다.
특히 이번 사건은 공격 대상이나 범행 수법이 앞서 런던에서 발생한 이슬람 겨냥 차량 보복테러와 유사해 테러가 모방범죄를 낳고, 이에 보복테러가 이어지고 또다시 이를 모방한 보복범죄가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성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7월 프랑스 니스에서 혁명기념일 '바스티유의 날' 행사가 끝난 뒤 흩어지는 군중들을 향해 트럭 한 대가 돌진, 84명의 사망자를 낸 이후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스웨덴 스톡홀름, 프랑스 파리 등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연계 차량 테러가 이어졌다.
급기야 이달 들어서는 이 같은 수법을 이용한 보복성 테러가 발생해 충격을 줬다.
지난 19일 런던 북부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 인근 '무슬림복지센터'에서는 라마단 예배를 마치고 나오던 무슬림을 노린 차량 공격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했다.
테러범은 범행 직후 "무슬림들을 다 죽이고 싶다"면서 "이것은 런던 브리지에 대한 대가다"라고 외쳐 보복테러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3일 런던 브리지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차량 공격으로 8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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