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감독 "통계상 올해 SK 전반기, 작년보다 좋았다"
NC·KIA 이은 공동 3위…'왕조' 재건 희망 생겨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경기 시작을 앞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트레이 힐만 감독은 선수들 못지않게 땀으로 범벅돼 있다.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는 29일 서울 잠실구장.
힐만 감독은 경기 시작을 약 2시간 앞두고 마운드에 올라 선수들에게 직접 공을 던져줬다. 코치도 아닌 감독이 연습 공을 던져주는 모습은 국내 야구팬에게는 다소 낯선 풍경이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힐만 감독은 모자를 벗고 땀을 닦아내면서 "감독으로서 선수들한테 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힐만 감독은 요즘 야구장 출퇴근이 즐겁다. SK가 6연승을 달려 공동 1위 NC·KIA에 이은 3위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팀 성적과 관련해서는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한다"며 "오늘 이기고 내일도 가능하면 이기는 것이다. 하루하루 경기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007년 우승을 시작으로 2008년, 2010년까지 4년 중 3번 우승해 '왕조'를 열었던 SK는 2012년 한국시리즈를 끝으로 제대로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제도가 처음 생긴 2015년에는 정규시즌 5위로 첫 수혜를 봤지만, 넥센 히어로즈에 패해 한 경기 만에 짐을 싸야 했다.
힐만 감독의 부임 첫해, SK 팬들은 '왕조' 재건의 희망을 본다.
힐만 감독 역시 최근 팀의 짜임새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선발투수가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그동안 1군에서 꾸준한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이 게임에 자주 나가면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SK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홈런이다.
지금까지 SK의 팀 홈런은 130개로 2위 두산(81개)과 격차가 큰 압도적인 1위다.
반면, 팀 도루는 28개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그는 "홈런이 많아서 도루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전력분석팀의 통계상 주루 플레이도 작년보다 올해가 나은 것으로 분석됐다. 주루뿐 아니라 올해 전반기 통계가 대체로 그렇다"고 말했다.
일종의 자랑인 셈인데,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지금까지는 전임 사령탑으로서도 딱히 반박거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좀 더 개선됐으면 하는 부문으로는 불펜투수진을 꼽았다.
힐만 감독은 "좀 더 꾸준히, 효율적으로 피칭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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