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류희운 "연패 스토퍼? 이닝이터가 목표"
"한 단계씩 발전하는 투수 되겠다"
(수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kt wiz 투수 류희운(22)은 두 번이나 팀을 연패 수렁에서 구출한 '난세의 영웅'이다.
연패를 끊어주는 '연패 스토퍼(stopper)'라는 수식어가 따라오자 류희운은 "운이 좋았다"며 손사래를 친다.
이제 통산 2승째를 거둔 그는 "기록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도록 이닝을 많이 먹고 싶다"는 꿈을 드러냈다.
류희운은 22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홈 경기에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10-3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류희운의 데뷔 첫 선발승이다.
이 승리로 kt는 6연패에서 벗어났다.
류희운은 지난 14일에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구원승(4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거두며 kt를 7연패에서 건져낸 적이 있다.
22일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만난 류희운은 첫 선발승을 축하한다는 인사에 "실감이 안 난다"며 미소를 지으면서도 "그런 기록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팀이 6연패에 빠지고 순위도 최하위(10위)로 추락한 상황에서 선발투수 임무를 맡아 부담스럽지는 않았느냐는 물음에 류희운은 "연패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며 "그저 이닝마다 최선을 다했다"고 답했다.
연패를 끊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에도 그는 "운이 좋았다"며 "분위기가 좋게 넘어와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몸을 낮췄다.
실제로 류희운은 1회초에는 롯데에 2점을 먼저 내줬지만, 팀 타선이 1회말 5점을 쓸어담으면서 더욱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류희운은 "타선 지원이 확실히 도움됐다"며 "수비도 잘해줘서 투수로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포수 이해창의 좋은 리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제가 마운드에서 흔들릴 때마다 해창 형이 멘탈을 잡아줬다. 그래서 잡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류희운은 롯데의 강타선을 잡은 비결에 대해 "저는 상대가 잘 친다고 생각하면 조심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실투를 많이 던지는 스타일이다"라며 "타자보다는 코스를 생각하며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기에서 류희운의 투구 중 압권은 5회초 이대호-김문호-강민호로 이어지는 롯데의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것이었다.
류희운은 이렇게 삼자범퇴를 잡을 때마다 자신감이 상승해 점점 발전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평소 책을 많이 읽고 생각도 많은 편인 그는 "전보다는 조금 더 잘 던지지 않았나 생각은 든다"면서도 "만족하면 끝이라는 말을 들었다. 만족하지 않겠다"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준 류희운은 "선발이든 중간이든 관계없이 잘해야 좋은 투수"라며 "투수로서 한 단계씩 발전하고 싶다. 제구력과 변화구를 더 좋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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