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왕따', 현지시장진출 실패한 트럼프의 '뒤끝'?

입력 2017-06-18 10:11
'카타르 왕따', 현지시장진출 실패한 트럼프의 '뒤끝'?

트럼프, 사우디·UAE와 사업거래…카타르엔 진출못해

"트럼프 개인적 사업거래, 중동분쟁 태도에 의문낳아"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와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행보를 보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등과 맺어온 사업적 관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와 관련해 의문을 낳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지난 1월 취임 전까지 트럼프그룹을 직접 경영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끈끈한 거래 관계를 맺어왔고, 반면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카타르에는 거의 진출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사업거래 관계가 미국의 외교 행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사우디,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중동 4개국은 테러단체 지원 등을 주장하며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고 육·해·공 삼면을 차단하자 "카타르에 테러리즘에 대한 자금지원 중단을 요구할 때가 왔다"면서 사우디 등의 조치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NYT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적 역할과 경제적 동기 사이의 충돌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 트럼프그룹의 운영을 두 아들에게 위탁했지만. 경영권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백악관 입성 후에도 개인적 사업적 이해를 유지하고 있는 40년 만의 첫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NYT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사우디와 UAE와 맺어온 사업적 관계를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5년 자신의 플라자호텔을 사우디 왕자와 싱가포르 투자자가 참여한 파트너 회사에 3억2천5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이 거래로 트럼프 대통령은 채무불이행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사우디 왕자는 1천800만 달러에 트럼프의 요트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사우디는 내 아파트를 산다. 그들은 4천만~5천만 달러를 지불한다. 내가 그들을 싫어할 것으로 생각하나? 나는 그들을 매우 좋아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사우디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세계적 사모펀드 브랙스톤이 운영하는 미국 인프라펀드에 2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고, 블랙스톤 그룹의 스티븐 슈워츠만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가족들과 가까운 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3년 UAE의 후세인 사와니라는 개발업자와 손을 잡고, 사와니가 건설한 골프장 운영에 합의했다. 이듬해에도 또 다른 골프장 운영에 합의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출한 재산내역에 따르면 이 골프장은 문을 열기도 전에 트럼프 대통령 측에 200만~1천만 달러의 수익을 제공했으며,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후 사와니는 더 많은 부동산 개발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로 20억 달러를 지불했다고 NYT는 전했다.

사완지는 올해 새해 첫날 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연 파티에 참석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완지 가족을 "멋진 가족"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로부터 수주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이 두바이에서의 골프장 개장식에 참석했고, 사완지는 이들과 만찬을 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친분을 과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카타르와의 거래는 카타르 국적 항공사에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 사무실을 임대했던 것이 유일하다. 이 항공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에 사무실을 다른 데로 옮겼다.

카타르에서는 과거에 트럼프 대통령과 더 긴밀하게 사업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카타르 정부가 소유한 알자지라 방송의 언론인 클레이튼 스위서는 최근 칼럼에서 "5년, 10년 전 투자심사를 받는 뉴욕 부동산 재벌이자 리얼리티쇼 진행자에게 퇴짜를 놓은 일 때문에 오늘날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줄 누가 알 수 있었겠느냐"고 썼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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