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마당 씨의 좋은 시절·건축이 바꾼다

입력 2017-06-15 16:25
[신간] 마당 씨의 좋은 시절·건축이 바꾼다

등영초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마당 씨의 좋은 시절 = 시골생활을 했던 홍연식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그래픽 노블. 고양이 캐릭터로 등장인물을 형상화한 '마당씨 시리즈'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가족과 함께 시골생활을 시작한 작가. 텃밭을 가꾸고 가축을 키우며 자족하는 한적한 삶을 꿈꿨지만,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근처 공장과 축사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문을 열 수 없고 도시에는 없는 산사태도 겪는다.

시골생활에서도 가족들과 부딪히면서 겪는 문제들은 도시에 살 때와 마찬가지로 존재한다. 결국 작가는 가진 게 없으면 목소리를 내기 힘들기는 시골도 도시와 다를 바 없고, 시골도 그저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사는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다시는 시골의 낭만 따윈 찾지 않겠다"며 시골을 떠난다.

그런데도 시골생활은 작가에게 '좋은 시절'이었다. 불편하고 힘들고 속상했던 시간에 가족이 함께 있었고 그 시간을 거쳐 가족이란 고리가 더욱 단단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비. 420쪽. 1만6천원.

▲ 건축이 바꾼다 = 박인석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가 우리 사회 집과 도시, 일자리를 둘러싼 쟁점들을 해결할 방안으로 건축에 주목한다.

저자는 표준을 거부하고 장소와 이용자 맞춤형 작업으로 이뤄지는 건축의 가치가 창의와 네트워크, 분산, 협치, 소통이라는 한국 사회의 변화를 위한 가치와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에서 건축은 일자리, 경제민주화, 도시재생, 교육현장 혁신, 복지확대와 같은 쟁점을 모두 관통하는 만큼 '건축적 방식으로의 전환'이 한국 사회 혁신에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저자는 현재 건축은 과거 토목 위주의 건설 중심 행정과 제도에 갇혀 있으며 '좋은' 설계보다는 '값싼' 설계를 찾는 풍토가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은 또 한국 도시공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생활형 공원과 생활체육시설, 도서관, 보육시설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취약한 동네환경'을 꼽으며 이런 현실을 타개할 대안들을 제시한다.

마티. 352쪽. 2만원.

▲ 등영초 = 중국 공산 혁명에 참여했던 여성 정치인이자 저우언라이(周恩來·1898∼1976) 전 총리의 부인이었던 덩잉차오(鄧潁超·1904∼1992) 전 중국공산당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의 평전.

덩잉차오의 친필 글씨와 기고문, 지인과 저우언라이에게 보낸 서신, 비서의 구술 자료, 개인 사전 등을 토대로 혁명가이자 정치가, 여성해방운동가였고 저우언라이와는 아내이자 동지였던 덩잉차오의 다양한 활동상을 담았다.

책을 옮긴 한수희 씨는 "공산당과 덩잉차오, 저우언라이에 대한 찬양 일색 편집 등이 거북스러울 수 있다"며 "이 책이 중국공산당 관영 출판사에서 나온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서출판 선. 624쪽. 2만5천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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