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손맛' 보려다 곤두박질…방파제 낚시 위험천만

입력 2017-06-07 10:31
'짜릿한 손맛' 보려다 곤두박질…방파제 낚시 위험천만

강원 동해안서 매년 20명씩 다치거나 숨져…낚시꾼 안전불감증 여전

(속초=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지난 3일 오후 4시 22분께 속초시 영랑동에서 방파제 낚시를 즐기던 이모(41) 씨가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다.



이 씨는 속수무책으로 약 50m를 떠내려갔다. 이를 발견한 관광객 박모(41) 씨가 방파제 인근에 놓인 구명환을 들고 뛰어들었고, 두 사람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

지난달 14일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서는 테트라포드 위에서 낚시하던 박모(40) 씨가 6m 아래로 떨어져 얼굴과 머리를 다쳤다.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방파제나 테트라포드 위에서 짜릿한 손맛을 보려는 낚시꾼이 늘어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삼척 궁촌리 테트라포드 추락사고 구조 [강원도 소방본부 제공] [https://youtu.be/D6fKRSvVXHE]



7일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현재까지 7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4년 20명, 2015년 24명, 2016년 17명, 2017년 현재까지 17명 등 매년 20명 내외의 사상자가 났다.

사고유형을 보면 바닷가 '블랙홀'로 불리는 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에서 추락한 사고가 5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너울성 파도에 고립되거나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12명, 테트라포드나 방파제 인근에서 인양된 사망자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안전사고 위험이 큰 테트라포드는 인기 낚시터다. 방파제의 파도를 막아주고자 복잡하게 얽힌 테트라포드 주변은 먹이가 풍부해 많은 물고기가 모이는 최고의 입질 포인트다.

'테트라포드 구멍치기'와 위치별 낚을 수 있는 어종 등 낚시기술도 다양하다.

하지만 이끼가 끼어 있어 표면이 미끄럽고 경사도가 심해 추락위험이 크다. 깊이 빠지면 구조요원 접근조차 쉽지 않다.

밤이 되면 즉석에서 뜬 회와 함께 술판이 벌어져 술에 취해 추락하는 사고도 빈번하다.

이처럼 안전사고에 노출돼있으나 낚시 행위를 제지할 뾰족한 방법이 없고, 풍어의 꿈에 젖은 낚시꾼에게 안전펜스나 사고 경고 표지판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이흥교 도 소방본부장은 "테트라포드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는 바닷가 '사각지대'로 추락 시 사망까지도 이를 수 있어 음주 상태에서 낚시를 자제하는 등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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