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김해공항 이착륙 화물기 '0편'…화물청사 한산

입력 2017-05-31 10:38
작년 김해공항 이착륙 화물기 '0편'…화물청사 한산

화물청사 가동률 41.56%에 그쳐…전문가 "지방공항 물류 양성 나서야"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폭발적인 승객 증가로 김해국제공항을 이착륙하는 여객기는 많이 늘어났지만 지난해 항공화물을 운송하는 화물기는 단 한편도 운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객기 화물 증가로 물동량 자체는 최근 크게 오른 상황이지만 여전히 김해공항 화물청사의 연간처리 가능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데다가 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3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탈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김해국제공항을 이착륙한 9만9천358대의 항공기 중 화물기는 단 한대도 없다.

김해공항에는 2000년 이후 아시아 권역을 연결하는 부정기 화물노선이 매년 많게는 7대, 적게는 2대 가량이 꾸준히 운항했는데 지난해는 뚝 끊겼다.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화물노선은 17년째 전무한 상황이다.

2000년 부산∼홍콩 화물노선이 폐지된 이후 정기화물 노선의 신규 개설은 이뤄지지 않았다.

화물물동량은 2011년 5만7천201t에서 2012년 4만6천461t, 2013년 3만6천661t, 2014년 3만7천701t으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최근 여객 노선이 대폭 늘어나고 여객기로 수송하는 화물(승객 수화물은 포함되지 않음)이 많아지자 물동량 자체는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물동량이 4만6천509t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는 6만5천686t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항공물류 업계나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는 이런 증가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물동량이 화물청사의 연간 화물처리 가능량(15만8천t)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1.56% 수준인 데다가 향후 물동량 전망도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해공항의 한 관계자는 "여객기로 실어 나른 화물은 여객기 주기장(주차장)에서 트럭으로 옮겨 싣기 때문에 화물청사 주기장은 개점휴업을 했다는 비유도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공항포화로 여객기가 더 늘어날 수도 없는 데다가 여객기 1대당 고작 0.5∼1t의 화물만 실어나를 수 있는 저비용항공사 중심으로 김해공항이 재편돼 향후 물동량 전망은 어둡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을 국제적인 허브공항으로 키우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모든 항공물류를 집중하는 정부의 국가물류 기본계획 때문에 지방 항공을 관리하는 공항공사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김율성 한국해양대학교 물류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인천공항 허브화도 중요하지만 한곳에 모든 물류를 집중하는 정책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좋지 않은 만큼 지방 공항 물류 양성에도 신경 써야 한다"면서 "김해공항에서 물동량이 많은 베트남 노선이나 일본 나리타, 간사이 지역에 화물기를 운항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나서고 항공화물을 많이 실을 수 있는 대형기종(Wide-body) 항공기 도입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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