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이정현 "최고 연봉은 첫 월급 받아봐야 실감 나겠죠"
FA 시장에 나와 9억2천만 원 조건에 KCC 행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아직 실감은 안 나는데 첫 월급 받아보면 그때나…."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9억원 시대'를 연 전주 KCC 이정현(30)이 웃으며 말했다.
2016-2017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안양 KGC인삼공사를 떠나 KCC로 이적한 이정현은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시즌 인삼공사에서 보수 총액 3억 6천만원을 받은 이정현은 KCC와 보수 총액 9억 2천만원에 계약했다.
이정현은 "어쩌다 보니 최고액을 받게 됐다"고 쑥스러워하며 "이 정도는 생각을 못 했는데 KCC에서 제 가치를 인정해주셔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15.3점을 넣어 국내 선수 가운데 최다 득점을 기록한 그는 "최고 연봉 선수라는 점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프로로서 더 좋은 활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CC 외에 원주 동부로부터도 영입 의향서를 받은 이정현은 "조건은 차이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돈을 보고 KCC를 택한 것은 아니다"라며 "인삼공사에서처럼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우승까지 할 수 있는 팀이라는 점에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프로 입단 이후 7년간 몸담았던 인삼공사 팬들에 대해 그는 "힘들 때도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기 때문에 그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인사의 말을 전했다.
특히 그는 "사실 인삼공사를 떠난다고 해서 욕을 많이 먹을 줄 알았는데 많은 격려를 보내주셨다"며 감사해 했다.
새로운 홈 경기장이 될 전주체육관은 홈 팬들의 응원 열기가 뜨겁기로 소문난 곳이다.
이정현은 "전주에서는 사실 좋은 기억이 별로 없었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제가 전주 팬들의 함성을 등에 업고 경기를 하게 되기 때문에 좋은 기억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인삼공사에서 등번호 3번을 달았던 그는 "KCC에서는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백넘버를 달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제 인생에도 이런 날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는 특출나게 잘하는 선수가 아니고 계속 배우는 자세로 기량을 늘려야 하는 선수인 만큼 그런 자세를 잃지 않고 KCC의 농구에도 잘 녹아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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