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교에 2시간' 동해시 장애학생들 원거리 통학 불편
강원도교육청 "일부 주민 특수학교 반대…설립 늦어져"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강원 동해시에 공립 특수학교 설립이 난항을 겪으면서 몸이 불편한 장애학생들이 매일 2시간씩 인근 지역으로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다.
24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동해·삼척시에 특수학교가 없어 강릉 오성학교로 매일 등하교하는 학생들 불편을 해소하고자 2014년 동해지역에 공립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옛 남호초등학교 부지 1만216㎡에 추진하는 가칭 동해 특수학교는 장애학생 129명이 공부할 수 있는 19학급 규모다.
도 교육청은 학교 설립에 필요한 예산 264억원도 확보했다.
영동 남부권에 특수학교가 없어 2시간가량 걸리는 강릉 시내로 원거리 통학을 하는 장애학생은 60여 명에 이르고 있다.
강원교육청은 애초 2015년 설계에 들어가 2018년 개교하고자 여러 차례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일부 주민의 반대로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도 교육청은 2015년에 3차례에 걸쳐 주민 설명회를 연 데 이어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 잇따라 주민 설명회를 마련했으나 특수학교가 들어설 부지 인근 아파트 주민의 반대에 부딪혔다.
동해시 장애인 학부모 등은 특수학교 설립을 희망하고 있지만, 반대하는 주민은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집값 하락과 경기 침체로 지역이 더 낙후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 교육청은 특수학교와 관련된 주민의 오해와 선입견을 해소하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올해 하반기 공사를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원 도내 시 단위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특수학교가 없는 곳은 동해와 삼척뿐이다.
민병희 교육감은 "강원 영동 남부권에 특수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부지까지 확보했지만, 일부 주민 반대로 동해와 삼척지역 특수학교 대상 학생이 새벽부터 원거리 학교에 가기 위해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다"면서 "전국적으로 봐도 특수학교 설립 이후 집값이 다 올랐고, 장애인과 함께 가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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