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치즈 산증인 지정환신부 치즈 50년 기록물 기증

입력 2017-05-22 15:21
임실치즈 산증인 지정환신부 치즈 50년 기록물 기증

(임실=연합뉴스) 이윤승 기자 = 전북 임실 치즈 역사의 산증인인 지정환 신부가 임실성당 신부로 부임한 이후 50년간 기록한 사진 등을 임실군에 기증해 임실치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됐다.



임실군은 22일 지 신부가 1964년 임실에 부임할 당시부터 현재까지 53년간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 등을 한데 모은 기록물을 심민 군수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 신부는 부임 당시 임실읍내 사진부터 치즈를 만드는 모습, 당시 치즈모양, 공장을 짓는 모습, 임실치즈와 함께한 청년들, 치즈를 보관할 토굴을 파는 모습, 현 임실 치즈테마파크 사진 등을 편집해 앨범으로 만들어 기증했다.

지 신부가 기증한 기록물은 임실읍 성가리에 추진 중인 임실치즈 역사문화공간의 내부 전시관에 꾸며진다.

군은 현재 임실치즈 생산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 신부가 최초로 세운 공장과 생가 등을 복원 중이며 7월 말 준공할 예정이다.

임실치즈사의 중심 축인 지 신부의 일대기는 역사적 공간인 전시관을 통해 지나온 발자취, 성장 과정, 주민과의 사랑과 믿음 속에 맺어진 결실들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게 된다.

지 신부의 임실치즈 스토리는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지 신부는 가난하고 척박한 임실을 위해 고민하다가 선물로 받은 산양 2마리를 이용해 치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치즈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3년여의 실패 끝에 1967년 치즈 만들기에 성공, 1968년 까망베르치즈와 1970년 체다치즈를 잇따라 생산해 조선호텔과 신라호텔 등에 납품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치즈는 인기를 끌게 되면서 젖소사육과 함께 조합을 육성하고 치즈공장을 통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이익금은 농민에게 고루 분배했다.

1981년 치즈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지 신부는 주민들 스스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고 가방 하나만 든 채 17년 만에 임실을 떠났다.

이후 지 신부는 완주군 소양에서 1984년 중증장애인을 위해 무지개의 집을 설립해 현재까지 그곳에서 봉사하고 있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은 지 신부는 지난해 2월 4일 법무부로부터 국적을 취득하면서 온전한 한국인이 됐다.

지 신부는 "대한민국 치즈의 원조라는 브랜드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고 저의 신념이었고 주민과의 협동, 협력으로 같이 잘살아 보자는 공동체 정신과 희생, 열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심민 군수는 "기증해준 기록물들은 임실치즈의 역사적 가치가 담아있는 소중한 자료이므로 임실치즈 역사 문화공간에 전시해 군민과 방문객에게 임실치즈 스토리를 알 수 있는 교육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lov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