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터널 빠져나오던 브라질 경제 정국혼란으로 '급제동'

입력 2017-05-19 23:25
수정 2017-05-19 23:27
침체 터널 빠져나오던 브라질 경제 정국혼란으로 '급제동'

연금·노동 개혁 좌초 위기…요동치던 금융시장은 다소 진정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사상 최악의 장기 침체 국면을 지나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던 브라질 경제가 정치적 변수 때문에 또다시 발목을 잡혔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부패 정치인의 입막음을 위해 뇌물 제공을 논의했다는 의혹으로 퇴진 압박을 받으면서 시장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의 신용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날에만 28.7% 오른 269 베이시스 포인트(bp)를 기록했다.

브라질의 CDS 프리미엄은 2015년 9월에 539bp로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199bp까지 내려갔으나 정국혼란으로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금융시장은 지난 2008년 이래 가장 심하게 요동쳤다.

전날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8.8% 떨어졌다. 오전에 30분간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8.68% 하락했다. 중앙은행이 40억 달러를 풀며 개입했으나 헤알화 가치 폭락세를 막지 못했다.

금융시장은 하루가 지나면서 비교적 안정을 되찾았으나 보베스파 지수와 헤알화 가치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테메르 정부가 추진하던 개혁작업이 동력을 잃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테메르 정부는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20년간 예산지출 규모를 실질적으로 동결하는 고강도 긴축 조치를 지난해 마련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연금·노동 개혁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테메르 대통령은 최근 집권 1년을 맞아 언론 회견을 통해 "개혁이 좌절되면 재앙이 될 것"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연금 개혁과 노동법 개정 등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개혁작업이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관측이다.

재계는 정치권에 신속한 위기 해결책을 주문하고 있다.

재계 인사들은 "경제를 또다시 위기 국면에 빠뜨리지 않으려면 사법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테메르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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