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법복제 문화때문에 랜섬웨어 피해 더 확산됐을 것"

입력 2017-05-17 11:27
수정 2017-05-17 15:18
"中, 불법복제 문화때문에 랜섬웨어 피해 더 확산됐을 것"

정부기관·국영기업·대학도 해적판 윈도 사용 많아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불법 해적판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나라 중국이 이번 전 세계적인 랜섬웨어 해킹에 호되게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전했다.



핀란드 사이버보안 회사 에프 시큐어(F-Secure)에 따르면, 중국에선 개인은 물론, 정부기관과 대학 등 공공기관들도 윈도 운영체제의 불법 복제판을 사용하는 곳이 많아서 해킹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보안 패치를 적용할 수 없으며, 이것이 랜섬웨어 피해의 확산의 중요한 요인이 됐으리라는 것이다.

랜섬웨어에 감염된 중국 기업이나 기관의 컴퓨터가 모두 해적판 윈도를 깐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대학, 지방정부, 국영기업들이 불법 복제판 윈도를 사용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고 뉴욕타임스는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서방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해킹 공격 피해가 특히 심한 나라들에선 해적판 소프트웨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점을 오래전부터 지적해 왔다.

지난 2015년 기준, 중국의 컴퓨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의 70%, 러시아는 64%, 인도는 58%가 인증받지 않은 복제품이라고 미국 소프트웨어 업계 단체인 '소프트웨어연합(BSA)'은 지난해 연구 보고서에서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의 한 컴퓨터망 기술 전문가의 말을 인용, 중국에서 해킹 피해가 확산하는 중요한 이유로 학교 컴퓨터망의 보안 취약성을 들고, 이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바람에 보안 프로그램을 최신의 것으로 개비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부분 학교에선 운영체제는 물론 전문 소프트웨어까지 불법 복제판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칭화대, 통신기업 중국전신집단, 하이난 항공 등을 포함해 중국에서 약 4만 개 기관이 이번 해킹 공격 대상이 됐다. 이중 2만9천 곳 이상이 감염됐다고 중국 사이버보안 업체 치후360은 집계했다.

그러나 해적판 사용을 당연시하는 중국 컴퓨터 문화가 이번 사이버 공격에도 별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사이버보안 상담업체 아키팩트그룹의 토마스 패런티는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중국에서 이런 풍토가 바뀌려면, 중앙 정부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중국의 핵심 기간시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길 밖에 없는데, 현재로썬 그럴 것 같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y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