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소녀상을 수채 화폭에…전국투어 나선 대학생

입력 2017-05-15 16:03
수정 2017-05-15 17:25
50개 소녀상을 수채 화폭에…전국투어 나선 대학생

상명대 만화학과 4학년 김세진씨…밤샘 소녀상 지키기 활동도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한 대학생이 전국 50여 개 소녀상을 수채화로 그리는 전국 투어를 시작했다.

상명대 천안캠퍼스 만화학과 4학년인 김세진(30)씨는 15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했다.



김씨는 소녀상 옆에 의자를 펴고 앉아 스케치북에 소녀상을 스케치했다.

김씨는 "다른 지역과 달리 부산 소녀상에는 방문객이 소감을 남길 수 있는 우편함이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주변 풍경과 소녀상을 화폭에 담았다.

스케치를 마친 김씨는 물감으로 알록달록 색을 입혀 한 폭의 소녀상 수채화를 완성했다.

김씨는 부산 소녀상을 시작으로 경남, 경북, 전라, 제주, 충북, 경기, 서울까지 전국 50여 개 소녀상을 직접 찾아 수채화로 남기는 그림 투어에 나선다.

'소녀상 농성 대학생 공동행동' 회원인 김씨는 지난 1년간 서울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지킴이 활동도 해왔다.

하지만 학업을 병행하다 보니 주말밖에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갈증이 있었다.

올해 초 휴학한 김씨는 자신의 전공인 그림 실력을 바탕으로 아예 전국 소녀상 그림 투어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과 소녀상을 지키는 방안을 함께 고민했다"며 "지역별로 건립 장소와 모양새가 조금씩 다른 소녀상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림을 완성한 뒤에는 소녀상 옆에서 침낭을 덮고 밤샘 노숙농성을 하며 소녀상 지키기 활동도 할 예정이다.

김씨는 약 두 달간 전국 소녀상을 돌며 그림을 그리고 서울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투어를 마무리한다.

김씨는 "국민이 각자의 위치에서 소녀상을 지키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소녀상을 그려 한일 위안부 합의를 폐기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국 50여 개 소녀상을 담은 수채화를 모두 완성하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기부하거나 소녀상 작가와 협의해 전시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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