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러시아 외교관 추방한 美에 보복 조치 취할 수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지난해 말 미국의 러시아 외교관 무더기 추방에 대한 보복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고 크렘린궁 고위 관계자가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외교 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이날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우리는 버락 오바마 전(前)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취한 미국 내 러시아 외교공관 시설 폐쇄 조치 해제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보복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우샤코프는 "외교공관 시설 압류 당시 오바마 정권은 러시아 외교관을 무더기 추방했지만 우리는 이 같은 행보에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외교에서 상호주의 원칙은 폐지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의 분노를 일으키는 행동 직후 분명히 밝혔고, 지난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미국 방문 때도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인내와 균형감을 보이고 있지만 인내가 무한한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 측이 러시아 외교관 추방과 함께 취한 미국 내 외교 공관 시설 압류 조치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도 자국 주재 미국 외교관 맞추방을 비롯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정부는 지난해 12월 말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민주당 측 인사들의 이메일을 해킹했다는 정보와 관련 자국에 주재하던 러시아 외교관 35명 추방, 미국 내 러시아 공관 시설 2곳 폐쇄 등의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미국의 조치에 러시아도 응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푸틴 대통령은 예상외로 보복 제재를 단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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