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1시간만에 '유력' 띄운 지상파…싱겁도록 빨랐던 당선 예측
"압도적 출구조사 결과 영향"…정확성은 역대 선거결과 수집해 확보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9일 저녁 지상파 3사는 개표율이 10%도 되지 않은 시점부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 유력'을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신속한 예측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동안 다양한 선거를 치르면서 방송사별 자체 예측 시스템에 데이터가 쌓인 덕분도 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명확했던 것이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MBC TV는 개표가 0.3%가량 이뤄진 오후 9시 2분에 3사 중 가장 먼저 문 후보의 당선 유력을 발표했다. 9시 36분에는 아예 '확실' 스티커를 붙였다. 문 후보도 이보다 조금 이른 시각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사실상 당선 소감을 밝혔다.
SBS TV와 KBS 1TV도 오후 10시가 넘자 서로 경쟁하듯 '유력'과 '확실'을 발표했다.
SBS는 10시 6분에 '유·확·당' 시스템을 통해 문 후보의 당선 '유력'을, 10시 40분에 '확실'을 띄웠다. KBS도 '디시전K'를 활용해 10시 15분과 30분에 각각 '유력'과 '확실'을 발표했다. 개표율이 10%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SBS 관계자는 10일 "'유·확·당' 시스템은 투표자 수, 실시간 개표 상황과 득표율 추이를 신속하게 분석하는 기능을 갖췄다"며 "역대 대선과 총선 등 각종 선거결과 데이터를 미리 넣어 돌리기 때문에 빠른 예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출구조사에서 거의 당선이 유력한 퍼센티지가 나온 영향이 컸다"며 "출구조사 결과에 사전투표 상황까지 보정된 상태였던 데다 1위와 2위의 편차가 거의 배 가까이 났기 때문에 바로 발표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KBS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2002년부터 가동된 '디시전K'는 역대 선거의 연령·지역별 투표율 등을 데이터화해 정확성을 살렸으며, 압도적인 출구조사 결과로 신속함을 더할 수 있었다.
실제로 출구조사 결과는 개표 결과와 거의 비슷했다.
전날 오후 8시 공개된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0.8%)에서 문 후보 41.4%,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23.3%,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21.8%,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7.1%, 정의당 심상정 후보 5.9%로 각각 집계됐다.
최종 득표율은 문 후보 41.08%, 홍 후보 24.03%, 안 후보 21.41%, 유 후보 6.76%, 심 후보 6.17%로 나타났다.
한편,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투표가 마감된 전날 오후 8시를 전후로 KBS 1TV(19:30∼21:00)의 전국 평균 시청률은 12.2%, SBS(18:51∼21:02)는 7.2%, MBC(18:46∼21:47)는 5.9%로 집계됐다.
2012년 18대 대선 때 KBS 15.1%, SBS 8.9%, MBC 4.6%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모두 조금씩 낮아진 수치다. 이는 JTBC 등 종합편성채널로 시청률이 분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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