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 접촉' 美핵심인사 디매지오는 누구?…이란핵합의 전문가

입력 2017-05-09 11:56
'오슬로 접촉' 美핵심인사 디매지오는 누구?…이란핵합의 전문가

美-이란 관계전공 석학…"북핵문제에 이란합의 참고하라" 기고문 쓴 적도

(오슬로·서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장재은 기자 =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북한과 미국의 1.5트랙 대화에 참여하는 미국 측 인사에 이란 핵협상 전문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슬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8∼9일(현지시간) 진행되는 북미 간 회의에 참석하는 미국 측 인사 중에 미국 뉴욕의 싱크탱크 뉴아메리카 재단의 선임 연구원 수전 디매지오가 있다. 그가 북한측의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 등과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북미 1.5트랙 대화는 북한에선 당국자들이, 미국에선 민간인이 참석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북미 양국이 그동안 당국간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던데다 한반도를 불안으로 몰아넣었던 '4월 위기설'이 지나고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황이 적절하다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도 만날 수 있다고 밝힌 직후 열리는 북미 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뉴아메리카 재단은 디매지오가 15년 넘게 지역 안보, 테러리즘, 군축, 거버넌스, 개발에 대한 트랙 1.5(당국-민간) 또는 트랙 2(민간) 대화를 주도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디매지오는 미국과 이란의 관계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을 분석하거나 제안하는 '미국-이란 이니셔티브'의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재단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정책 대화, 연구, 공개행사, 비공개 원탁토의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란 이니셔티브는 영향력 있는 양국 민간 인사들을 모아 건설적으로 개입할 토대를 모색하는 작업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지역 안보, 미국과 이란의 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문제를 풀기위해 양국이 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 전략을 짜는데 주력하고 있다.재단은 디매지오가 2002년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아이디어를 짜내고 제안을 심사하며 중요한 관계를 형성해내기 위한 포럼으로 널리 신뢰받고 있다고 전했다.

오슬로에서 열리는 이번 북미 대화에서 디매지오를 만날 북한 대표단은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이 이끌고 있으며, 오슬로 외교소식통은 "북한 당국자들도 외무성 산하 기관의 연구원 자격으로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런 까닭에 이번 대화가 트랙 1.5 대화라기보다는 민간 차원의 트랙 2 대화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디매지오가 이란 전문가인 까닭에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를 타진할 때 이란의 전례를 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란은 북한과 더불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때문에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다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과 합의를 끌어내 긴장을 상당 부분 완화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에 독일이 가세한 주요 6개국은 대이란 경제제재를 푸는 대신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는 합의를 2015년 7월 체결했다.

디매지오는 중동뿐만 아니라 북한 문제에도 관심이 있으며 북핵문제 해결의 핵심 주체로 평가되는 중국과도 교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얀마의 평화로운 정권이양을 담보하기 위한 외교관계 자문위원회의 일원으로서 2015년 미중 대화를 주선했다.

뉴아메리카 재단은 디매지오가 최근 북한 평양을 다녀온 뒤 북미 대화를 출범시키기 위한 작업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작년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뒤 디매지오는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를 통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려면 이란 핵협상을 생각해보라"고 제안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보고서를 보면 이란 핵합의가 작동한다는 점이 확인된다"며 "이란이 합의을 전적으로 준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란 핵합의가 북한에도 비슷한 경로를 제공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솔깃하지만 두 사례가 너무 달라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한계를 설명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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