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철학자의 눈으로 본 첨단과학과 불교

입력 2017-05-08 16:12
[신간] 철학자의 눈으로 본 첨단과학과 불교

자비와 사랑의 혁명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 철학자의 눈으로 본 첨단과학과 불교 = 이상헌 지음.

"불교는 생명공학을 어떻게 바라볼까? 불교는 신을 조물주로 상정하고 생명을 신의 피조물로 여기는 기독교와 다른 관점을 보여줄 것이 분명하다."

'철학자의 눈으로 본 첨단과학과 불교'의 저자인 이상헌 세종대 교양학부 초빙교수는 이같이 말하며 불교는 다른 종교보다 생명과학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불교는 인간을 포함해 일체중생을 고정된 실체로 가정하지 않으며 창조자로서의 신을 상정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또 저자는 "불교의 기본 정신이 생명공학 같은 기술의 긍정적 목적을 지지한다"며 "붓다가 세상에 온 목적은 일체중생의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철학자의 눈으로 본 첨단과학과 불교'는 과학과 불교라는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는 두 분야의 접점을 모색한 책이다.

저자는 생명공학과 장기이식의 문제를 통해 보시행(布施行)과 불살생(不殺生)의 문제를 다루고, 의학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불멸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분석하며 해탈의 개념을 설명하는 등 불교적 세계관을 근거로 첨단과학의 윤리적 쟁점을 설명하고 있다.

살림. 272쪽. 1만5천원.



▲ 자비와 사랑의 혁명 = 발터 카스퍼 지음.

"교황 프란치스코는 교회정치적 틀에 가둘 수 없는 인물입니다. 진보나 보수라는 틀에도 맞지 않지요. 그는 교황직의 긴 역사에서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습니다."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최근 번역 출간된 '자비와 사랑의 혁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이같이 말한다.

교황 선출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준 행보에 많은 이들이 열광을 보내고 있다. '프란치스코 현상'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사회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붙이는가 하면 '신학적 무게감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카스퍼 추기경은 "교황은 혁명가가 아니며, 그렇다고 보수적 가치를 박물관 진열장에 가두는 사람도 아니다"고 말한다. 또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이 교황의 새로움은 그 어떤 개혁이 아니라 복음의 영원한 새로움"이라고 강조한다.

카스퍼 추기경은 이 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복음의 기쁨'을 분석하며 교황의 신학과 영성의 뿌리를 밝혀나가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학을 관통하는 주제는 '자비'다.

저자는 일례로 "주교이자 순교자였던 키프리아누스는 순수하고 거룩한 동정녀인 교회상을 주장한 노바티아누스에 맞서 자비로운 어머니인 교회상을 주장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키프리아누스의 교회상에 심취했다"고 설명한다.

독일 출신의 카스퍼 추기경은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교황청 신앙교리성·종교간 대화평의회 위원을 지낸 세계적 신학자다.

분도출판사. 176쪽. 1만2천원.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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