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메트로폴리탄박물관, 뉴욕외 주민에 '입장료 25달러' 논란

입력 2017-05-07 05:36
美메트로폴리탄박물관, 뉴욕외 주민에 '입장료 25달러' 논란

유료화 논쟁 점화…"적자수렁 벗어나야" vs "서민 박물관 접근권 차단"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관람객들로부터 '입장료 25달러'를 받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천500만 달러의 운영 적자를 타개하려면 이렇게 해서라도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옹호론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설을 유료화하는 것은 서민에게 박물관 문턱을 높이는 것이라는 반대론이 맞부닥치고 있다.

뉴욕의 대표적인 명소인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뉴욕시의 보조금과 입장료 수입으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으로 25달러다. 1971년 도입된 이 입장료는 그러나 의무가 아닌, 박물관이 관람객에게 자발적으로 내도록 권장하는 입장료다. 25달러가 없다면 자신이 낼 수 있을 만큼의 소액을 기부금으로 내고 들어가도 된다.





지난해 박물관 입장료에 대한 소송이 제기됐을 때, 뉴욕 법원이 피소된 박물관의 손을 들어주면서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사실상 모두에게 무료"라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법원의 이런 결정에 탄력을 받아 아예 유료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권장 입장료'는 뉴욕 시와 뉴욕 주 주민에게만 허용하고, 외국인을 포함해 뉴욕 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은 입장료를 반드시 내도록 강제하는 방안이다.

이런 제안서가 최근 뉴욕시청에 공식 접수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 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불투명하다.



이 방안은 그러나 입안 단계부터 거센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

앤드루 셀리 변호사는 "박물관은 모든 사람이 경제적 지위에 상관없이 갈 수 있어야 한다. 접근권을 제한하겠다는 메트로폴리탄 지도부의 발상에 유감"이라고 반대했다.

마이클 힐러 변호사는 '강제 입장료'는 주민이 연중 입장료 걱정 없이 박물관에 출입할 수 있도록 명시한 1893년 제정 주법을 위배하는 것이라면서 "25달러를 낼수 없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권장 입장료'로 조성되는 수입은 연간 3천900만 달러로, 박물관 연간 수입의 13%를 차지한다. 입장료가 의무화된다면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수입을 얻을 것이라는 게 이 박물관의 주장이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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