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관세청 매관매직 의혹' 최순실 소환…고영태 '단독범' 가닥
최순실 "고영태 금품수수 몰랐다"…내주 초 고영태 구속기소 방침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지헌 기자 = 최순실(61·구속기소)씨 최측근이던 고영태(41·구속)씨가 공무원을 요직에 앉히고 뒷돈을 받았다는 '매관매직'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고씨의 뒷배경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최씨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씨 알선수재 혐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지난 주말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씨를 불러 조사했다. 최씨는 이날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씨를 상대로 고씨 추천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관세청 고위 공무원 김모씨를 인천본부세관장에 천거한 사실이 있는지, 고씨가 김씨 부하인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돈을 요구해 받은 사실을 알았는지 등을 캐물었다.
최씨는 관세청 인사에 개입한 사실이 없고, 고씨가 금품을 받은 사실도 전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고씨가 작년 1월께 최씨에게 김씨를 인천본부세관장에 천거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씨는 실제 작년 1월 인천본부세관장에 임명됐다가 올해 1월 퇴직했다.
고씨는 지인 소개로 알게 된 이 사무관으로부터 가까운 상관인 김씨를 요직에 앉혀달라는 부탁을 받고 최씨에게 김씨를 천거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후 최씨는 박 전 대통령 측에게 김씨를 인천본부세관장에 앉혀 달라는 뜻을 전했고, 실제로 최씨의 '추천'대로 김씨는 인천본부세관장 자리에 앉힌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고씨는 이후 자신의 영향력 덕분에 김씨가 요직에 앉았다면서 이씨에게 '사례'를 요구한 것으로 검찰은 본다.
검찰은 고씨가 최씨의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사적으로 이익을 취하려 한 정황이 짙다고 보고 내주 초 고씨를 구속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고씨의 구속 만기일은 내달 2일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최씨가 여러 정부 공직자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 돈을 챙기려한 구체적인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서는 민간인에게 돈을 건넨 공무원을 기소할 수 없어 고씨에게 2천만원을 건넨 이 사무관은 별도의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고씨는 이 사무관으로부터 2천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지난 15일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당시 "주요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도망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라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고씨는 검찰 수사를 받는 내내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고씨가 조사에 거의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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