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어겨 수당 지급'…광주시체육회 도덕 불감증
전국체전 순위 올랐다고 호봉 올려주기도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규정을 어긴 직책수당 챙기기, 특별 승호 등 광주시체육회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23일 광주시와 시 체육회에 따르면 직책급 업무수행 경비(직책수당)를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25만원을 더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 체육회는 국민체육진흥법을 근거로 설립됐으며 보수 규정은 광주시 지방공무원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처장(2급 대우)과 부장(4급)은 각 60만원과 35만원을 받아야 하는데 월 5만원씩 더 챙겼다.
10만원 줘야 하는 팀장에게는 무려 35만원을 지급했다.
광주시 기준 6급(주무관) 직책수당은 없지만, 체육회의 수당은 10만원이다.
광주시 본청은 5급인 계장(담당)에게도 직책수당을 주지 않고 있다.
이 직책수당은 급여 성격이어서 말 그대로 월급봉투에 그대로 들어간다.
시 체육회는 1처 1본부 3부 9팀 1센터에 전체 직원은 69명이며 수당 대상자는 2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인건비는 29억여원이다.
시 체육회가 1991년 설립된 점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부당하게 지급한 직책수당은 수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도덕적 해이는 부당한 직책수당 챙기기 말고도 부당한 호봉 특별승급에서 잘 드러난다.
시 체육회는 2015년 전국체전에서 직전 15위에서 11위를 기록했다며 당시 담당 부서팀(5명) 전원에게 1∼2호봉씩 특별 승호를 부여했다.
공무원 인사 규정에 승호 규정이 있지만 2호봉 승급한 4명에게는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광주시는 한 계단 밀린 12위로 다시 후퇴했지만 직원 호봉에는 변화가 없었다.
시 본청 기준 공직자가 1천600여명인 광주시의 경우 올해 특별승호 대상자는 단 4명에 불과했으며 1호봉씩 승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한 공무원은 "호봉 승급의 이유 자체도 황당하지만 2호봉씩 오르게 되면 정년까지를 고려할때 평생 수천만원의 혜택을 보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시 체육회는 또 대기업 유통업체 등에서 기탁받은 체육발전비(19억원)를 시중은행이 아닌 방카슈랑스를 통해 보험에 가입했다가 논란이 일자 보름 만에 해약하기도 했다.
광주시 체육회 관계자는 "직책수당은 예산편성 기준을 잘못 이해해 과다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시정할 계획이다"며 "호봉 승급은 전국체전 유공자 사기진작 차원에서 한 것으로 명확한 기준이 없어 2호봉을 적용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체육발전비 보험 예치는 시중은행의 적금 이자 이율이 낮아 방카슈랑스를 통해 원금 보장 조건으로 예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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