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 전 아기 배앓이 잦은 까닭은? "공생균 결여 때문"

입력 2017-04-21 03:00
첫돌 전 아기 배앓이 잦은 까닭은? "공생균 결여 때문"

美 미시건대 의대 연구진, 동물실험 결과 '사이언스'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첫돌 전 아기는 유독 배앓이가 잦은데, 이는 장 속에 특정 공생균이 없기 때문임을 시사하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건대 의대 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를 2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김윤기 일본 게이오대 교수(1저자)와 서상욱 서울대 의대 시스템면역의학연구소 교수(공저자)가 당시 미시건대 의대 연구원으로 이 연구에 참여했다.

김윤기 교수는 "신생아들은 장내 감염을 막아주는 공생균이 결여돼 있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껏 아기의 잦은 배앓이는 일부 공생균이 없어, 다른 세균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아기의 장에 없는, 세균 감염을 막는 공생균이 어떤 것인지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에 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갓 태어난 쥐도 마치 신생아처럼 장내 세균 감염에 취약했다. 태어난 지 나흘 된 쥐를 식중독균인 살모넬라에 감염시키자 절반 가까이가 죽었다. 성체 쥐의 경우 살모넬라에 감염돼도 대부분이 살아남는다.

연구진은 어린 쥐와 성체 쥐의 장내 세균에 정확히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봤다. 어린 쥐의 장에는 유산균이나 대장균 등의 세균이 많이 있는 반면 성인 쥐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클로스트리디알레스'(Clostridiales)에 속하는 세균의 수가 적고 그리 다양하지 않음이 확인됐다. 클로스트리디알레스에 속하는 세균은 무기(無氣)호흡을 하며 포자(endospore)를 만드는 특성이 있다.

연구진은 이 균이 실제 어린 쥐의 장내 감염을 막는지 알아보려 생후 열흘 된 쥐에 클로스트리디알레스 세균을 주입했다. 클로스트리디알레스 세균이 자리를 잡을 때쯤 다시 살모넬라를 감염시키자, 50% 정도였던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서상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클로스트리디알레스에 속하는 장내 세균이 감염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앞으로 이 세균이 생산하는 대사체나 세균 자체를 활용해 장내 세균 감염을 예방하는데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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