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휴에도 집에"…오를 대로 오른 연휴 숙박요금

입력 2017-04-19 06:30
수정 2017-04-19 07:16
"이번 연휴에도 집에"…오를 대로 오른 연휴 숙박요금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서울 강서구에 사는 임 모(29·여) 씨는 5월 황금연휴에 연차 휴가를 내고 친구들과 부산으로 국내여행을 가기로 했다.

임 씨는 처음에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 3일 석가탄신일, 5일 어린이날과 주말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려고 했으나 가까운 일본만 가려 해도 항공권 요금이 너무 올라 일찌감치 포기했다.

그러나 부산 여행도 계획해보니 남아있는 숙소가 많지 않을뿐더러 평상시 주말보다 1박에 최소 3만 원씩 숙박요금이 상승했다.

임 씨는 "국내여행도 이렇게 돈이 많이 들고 준비가 힘들 줄 몰랐다"며 "이번 연휴도 집에 있어야 할 것 같다" 고 씁쓸해했다.

실제로 이번 연휴 부산과 제주도 등 내국인들이 국내 여행지로 많이 찾는 곳의 호텔 숙박요금이 평일은 물론이고 평상시 주말보다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부산 해운대에 있는 A 특급 호텔의 경우 (노보텔 앰배서더) 가장 가까운 주말인 4월 22일에 1박을 하려면 19만8천 원 정도였지만 같은 방을 연휴인 5월 6일 1박으로 예약하려면 최소 23만 원 이상을 내야 했다.

일반적으로 호텔 요금 등은 날짜가 임박할수록 비싸지지만, 5월 황금연휴가 더 먼데도 숙박요금은 훨씬 비쌌다.

평일 요금과 비교하면 더 상승 폭이 컸다.

같은 방에 5월 8일 투숙하게 되면 12만3천 원만 내면 돼 연휴 기간과 11만 원정도 차이가 났다.

부산 광안리에서 인기 있는 비즈니스 호텔인 B 호텔의 경우는 4월 22일에 묵게 되면 13만5천 원을 내면 됐지만 같은 방에 5월 6일 투숙하면 16만5천 원을 내야 했다.



제주도의 호텔 요금도 많이 상승했다.

제주 시내에 있는 4성급 C 호텔 요금도 4월 22일 1박 요금은 13만4천 원이었지만 5월 6일 1박 요금은 4만 원정도 오른 17만3천 원이었다.

서귀포에 있는 5성급 D 호텔은 4월 22일 1박 요금은 48만 원 정도인데 5월 6일 체크인하는 1박 요금은 51만7천 원으로 3만 원 이상 비쌌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연휴에는 호텔을 예약하려는 수요가 많아 호텔 요금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수요와 공급법칙에 따라 예약이 몰리는 연휴에 요금이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요금이 너무 오르거나 아예 방이 없으면 소비자들은 국내여행을 계획했다가 포기할 수도 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로 피해를 입은 국내 관광업계를 살리고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번 황금연휴 기간이 포함된 '봄 여행주간' 등을 추진해 여러 할인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숙박 요금 등이 크게 올라 정작 일반 소비자들은 그 할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임 씨는 "연휴에 여행을 많이 가라고 하지만, 너무 비싸고 부산에 가도 사람 구경만 하다 올 것 같다"며 "결국 이번 연휴 여행은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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