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신일철-포스코 강판기술 유출 의혹사건 최종 마무리

입력 2017-04-18 10:29
日신일철-포스코 강판기술 유출 의혹사건 최종 마무리

신일철, 유출직원들에 최대 10억 받아내…사망자엔 유족에 책임추궁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신일본제철(현·신일철주금)이 고급강판 제조 기술을 한국 포스코에 유출했다는 의혹으로 산업스파이 책임을 물었던 10여명의 종업원들과 최종 화해했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산업스파이 의혹을 받았던 종업원 전원이 사죄했고, 해결금(화해금) 1억엔(약 10억4천만원) 이상을 회사에 지불한 사람도 있다. 앞서 포스코와는 300억엔(약 3천120억원)에 화해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로써 한국과 일본의 대표 철강기업을 무대로 한 기술유출 분쟁이 종결됐다고 봤다.

2012년 4월 신일철주금은 '방향성 전자강판'이라는 강판의 제조 방법에 관한 영업 비밀이 포스코에 의해 부정하게 취득, 사용되었다며 전 종업원 1명과 포스코를 부정경쟁금지법위반으로 제소했다.

아울러 영업비밀의 사용금지와 함께 986억엔의 손해배상 등을 추진했다. 산업스파이 행위에 대해선 2003년 형사처벌이 규정되기 이전의 행위였기 때문에 민사상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신일철주금에 따르면 제소했던 1명을 포함한 10여명의 종업원은 복수의 그룹으로 나뉘어져 1980년대 중반부터 약 20년에 걸쳐 포스코 측에 영업비밀을 제공했다.

포스코와 신일철 산업스파이 문제는 전 포스코 사원이 한국 재판에서 신일철에 대한 산업스파이 행위를 밝힌 것을 계기로 신일철이 증거를 입수해 책임을 추궁하며 불거졌다.

포스코와는 이미 2015년 9월 화해했고, 전 종업원에 대한 책임 추궁은 계속되어 왔다. 이후 작년말까지 전원의 화해가 성립했다. 종업원들은 책임을 인정, 회사 측에 사죄하고 합의금을 지불했다.

이처럼 전 종업원들이 사죄하고 사건을 원만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합의금까지 지불하자 신일철 회사 측은 3월말 최후까지 남아있던 전 종업원에 대한 소송을 철회했다.

이번 분쟁에서 신일철 측은 본인이 숨진 경우에도 유족에게 합의금을 치르게 했다. 1명당 합의금은 책임에 따라 산정해 최대 1억엔이 넘었고, 협력 정도에 따라 줄여준 사례도 있다.



지금까지 일본 기업은 사내에서 산업스파이 행위가 의심되었을 경우에도 책임추궁이나 소송에 주저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엄격하게 책임을 묻는 사례가 늘 것 같다.

특히 기술유출에 대한 책임 추궁을 게을리 한 기업에게는 주주들이 엄격하게 따지고 들 가능성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망했다. 신일철이 개인에 대해서도 끝까지 엄격한 책임을 추궁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기술유출 책임 추궁과는 별개로 해외로 기술이 유출될 우려는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샤프를 포함, 대기업의 기술이나 인재가 외국자본 산하로 들어가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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