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 학대·가정폭력 대응 강화…전담경찰관 50% 증원

입력 2017-04-15 07:25
수정 2017-04-15 09:46
서울경찰, 학대·가정폭력 대응 강화…전담경찰관 50% 증원

관련 신고 급증…가정폭력 신고 가정 모두 방문·상담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지방경찰청이 가정폭력 전담경찰관을 50% 이상 늘리고,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모든 가정을 방문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울청은 이런 내용의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지원 강화 계획'을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학대예방경찰관(APO)을 68명에서 104명으로 52.9%(36명)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각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직원을 APO로 전환하는 등 인력조정을 하고 있다.

서울청은 또 APO 1명이 지구대·파출소 2∼3곳 가정폭력 신고를 전담해 처리하는 '지역전담책임제'도 운영한다.

특히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는다면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모든 가정을 APO가 직접 방문해 피해자와 상담한다.

가정폭력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법원이 임시조치를 결정한 때에는 APO가 주기적으로 피해자를 모니터링한다.

가해자가 접근금지명령 등을 어기더라도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는 한 경찰이 알 수 없어 가정폭력 피해가 재발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정폭력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한편, 관련 전문기관들을 묶는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피해자 등을 위한 복지지원체계를 구축해 가정폭력 원인을 없애는 방안도 서울시 등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APO는 기존 '가정폭력 전담경찰관'을 확대·개편해 작년 3월 출범했다. 아동·노인 등 사회적 약자 대상 학대·가정폭력을 예방하고, 아동보호센터와 같은 전문기관과 피해자를 연결하는 등의 업무를 맡는다.

최근 아동학대 문제 등이 불거지며 신고가 급증하다보니 출범 1년여 만에 인력 충원이 필요해졌다.

APO가 도입된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가정폭력·아동학대 관련 112신고는 각각 5만4천771건과 2천869건이다. 도입 직전 1년과 비교하면 가정폭력은 26.5%, 아동학대는 무려 156.8% 증가했다.

기본적으로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 사건정보를 입력하거나 각종 통계를 산출하는 등 일상·반복업무가 많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APO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 방문이나 전문기관과 협력관계 구축 등 현장업무 비중이 전체 34%에 그친다는 결과도 나왔다.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가정폭력·학대에 익숙해진 피해자는 경찰이 출동해 당장 폭력·학대가 멈추면 이후 상담·교육 등 장기적 지원은 받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피해자를 설득해 돕는 '끝이 없는 일'을 하려니 APO 업무부담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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