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대통령, 자국어 표기 키릴문자서 라틴문자로 변경 지시(종합)
"올해 말까지 변경 일정 마련하라"…국가 현대화 계획 일환
(모스크바·알마티=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윤종관 통신원 =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카자흐어 표기를 기존 키릴문자에서 라틴문자로 바꾸기 위한 일정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옛 소련권에 속한 카자흐스탄은 그동안 러시아를 비롯한 슬라브어권 문자인 키릴문자를 사용해 왔다.
현지 관영 신문 '에게멘 카자흐스탄' 등에 따르면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학자, 사회단체 대표들과의 협의를 거쳐 라틴문자에 기초한 새로운 카자흐 알파벳과 표기법 기준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2025년까지 모든 공문서와 정기 간행물, 도서 등이 라틴문자로 발간돼야 한다"면서 당장 내년부터 중등학교 교과서부터 라틴 문자로 발간하도록 했다.
그는 학생들은 이미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기 때문에 다른 표기법으로 넘어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표기법으로 이행해 가는 과도기에는 키릴문자도 함께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지시로 언어학자, 라틴어 전공자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카자흐어 알파벳 변경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기 체계 변경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가 현대화 계획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터키어 계통인 카자흐어를 공식어로 사용하는 카자흐스탄은 옛 소련 국가들 가운데 러시아와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천800만 명 인구의 약 20%가 러시아인이다. 러시아어는 여전히 공식어로 사용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동시에 사회·경제, 교육 등의 분야에서 서구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계속하고 있다.
옛 소련권에 속했던 아제르바이잔, 몰도바,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은 카자흐스탄에 앞서 키릴문자 사용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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