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대표팀 감독 "침체기 남자배구, 도약할 기틀 만들겠다"

입력 2017-04-12 17:42
김호철 대표팀 감독 "침체기 남자배구, 도약할 기틀 만들겠다"

"눈앞에 성적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으로 대표팀 관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호철(62) 신임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대한배구협회가 사령탑 선임을 발표하는 순간, 홍익대 체육관을 찾아 대학배구리그 홍익대와 한양대 경기를 보고 있었다.

김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한 12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지금 이 자리에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가 있을지도 모른다. 유심히 보고 있다"고 운을 뗐다.

김 감독은 이탈리아리그에 진출해 명 세터로 이름을 떨치고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사령탑을 맡아 두 차례 우승(2005-2006, 2006-2007시즌)을 차지하는 등 선수와 지도자로 성공한 배구인이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에 금메달을 선물하기도 했다. 2009년 잠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8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코트 복귀는 현대캐피탈을 떠난 2015년 이후 2년 만이다.

김 감독은 "한국 남자배구는 침체기에 있다. 영광스럽게도 대표팀 감독으로 뽑혀 기쁘지만,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한국 남자배구가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했다"고 돌아보며 "지금은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을 앞세워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과시하지만, 남자배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무대도 밟지 못하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김 감독은 '장기적인 관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남자배구가 눈앞에 성적에만 급급하다 보니 국제 경쟁력을 서서히 잃어갔다. 미래를 이야기하면서도 멀리 내다보지 못했다"며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동안 다시 도약할 기틀을 만들겠다. 내가 이 자리를 떠난 후에도 2017년 대표팀이 만든 틀 위에 새 사령탑이 새로운 것을 얹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짜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점진적인 세대교체도 시도할 계획이다.

그는 "프로 선수들은 V리그를 치르고 나면 체력을 모두 소진한다. 이런 선수들은 대표팀에 합류하면 훈련량을 조절하며 경기 때 힘을 쏟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며 "대학 선수 등 유망주들은 대표팀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하며 국제 경쟁력을 키우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곧 2017년 대표팀을 구성해 발표한다.

그는 "대표팀 명단을 보면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 보일 것"이라며 젊은 선수들의 대표팀 대거 발탁을 예고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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