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내일 금통위…3년만에 성장률 전망 올리나
수출 회복에 정치 불확실성 진정…中 사드보복 타격이 관건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성장률 전망의 유지냐, 상향 조정이냐.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정부의 공식 평가가 나온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릴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은 13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조정 여부와 함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발표한다.
현 수준(1.25%)으로 동결할 것으로 보이는 기준금리보단 성장률 전망의 조정 여부가 관심이다.
수출 회복 등으로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은이 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수치로 나타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발표했다. 작년 10월에 발표한 2.8%보다 0.3%포인트나 깎은 것이다.
한은이 내일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한다면 이는 지난 2014년 4월 이후 3년 만이다.
한은은 2014년 4월에 발표한 전망에서 그해 성장률 전망을 4.0%로 수정 발표, 석 달 전에 전망했던 3.8%보다 0.2%포인트 올렸다.
끝없이 추락하던 수출이 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얼어붙었던 소비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성장률 상향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3월 수출은 489억 달러로 작년 같은 해보다 13.7% 증가하면서 다섯 달째 늘었다. 수출액은 2014년 12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2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3.2% 증가한 데 이어 3월 백화점 매출액(1.7%), 카드 국내승인액(13.7%) 등이 호전되는 등 소비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이 2.5%를 전망했던 지난 1월보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진정돼 위축됐던 소비심리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앞서 해외 투자은행(IB)이나 국내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성장률 전망을 소폭이나마 올리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지난달 말 2.5%로 올렸고 해외 IB들도 2.4%(10개 IB 평균)에서 2.5%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정부도 11일 발표한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에서 "5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해 생산·투자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부진했던 소비도 반등했다"면서 국내 경제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관건은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나 미국 보호무역주의로 올해 우리 경제가 얼마나 타격을 받을 것으로 평가하느냐다.
이들은 사태의 전개방향이나 그로 인한 영향 정도 등을 가늠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요소들이다.
이 밖에도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나 최근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공 움직임,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 난항 등 올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줄 만한 악재는 산적해 있다.
이 때문에 한은이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로 유지하거나 올리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주환욱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11일 경제동향 설명회에서 올 성장률 전망의 상향 조정 가능성에 대해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는 있는 것은 명확하지만, 위험요인이 있어 1∼2월 지표로 판단하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다"며 "현재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제한적이어서 3∼4월 지표를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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