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육상이송 'D데이'까지 사흘…예상 시나리오는
최상 시나리오는 '7일 MT 동원→8일 테스트 성공→9∼10일 육지 안착'
삐끗하면 육지 문턱 못 넘고 바다서 다시 대기해야
(목포=연합뉴스) 윤종석 손상원 김예나 기자 = 해양수산부가 세월호를 땅 위로 올려놓겠다고 설정한 목표일(10일)까지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오는 11일 해상이 대조기에 접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디데이'(D-Day)를 놓칠 경우 세월호 참사 3주기(16일) 전 세월호를 목포 신항 철재 부두 위에 올려놓겠다는 해수부의 약속도 지키기 어려워진다.
해양수산부는 7일 세월호를 뭍으로 실어 올릴 모듈 트랜스포터((Module transporter·MT) 운용 설계를 진행 중이다.
MT 120대를 추가해 600대를 동원하기로 하면서 기존 장비 배치 등을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안전히 육상으로 옮기는 데는 1만6천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세월호의 하중을 MT별 높낮이 조절을 통해 분산해 지탱하도록 하는 게 필수적이다.
현재는 480대가 하중을 나눠 부담하도록 장비들이 배치·조립됐다.
해수부, ALE(운반업체), 상하이샐비지(인양업체), TMC(컨설팅업체) 관계자들이 매달려 MT 600대로 세월호를 통째 들어 올릴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다.
뒤늦게 공수하게 된 120대는 이르면 이날, 늦어도 8일 오전까지는 목포 신항에 반입될 것으로 보인다.
MT가 도착하면 곧바로 설계에 따라 배치된다.
세월호를 지지하는 리프팅 빔 아래 80대씩, 6줄로 도열해 있는 'MT 조립체' 양옆으로 1줄(60대)씩 120대가 날개처럼 들어선다.
배치 완료 후에는 3차 테스트가 진행된다. 1, 2차 테스트에서는 MT가 선체 상당 부분을 들어 올렸음에도 일부는 바닥면에서 아예 움직이질 않았다.
새로 투입한 장비를 포함해 600대가 골고루 무게를 지지하도록 장비별 위치와 높낮이 등 미세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작업 추이로 미뤄 보면 작업이 순조롭다면 8일 오후 테스트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반대 경우에는 귀중한 하루를 또 소비해야 한다. 거듭된 보완에도 MT가 세월호를 감당하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해수부는 대당 최대 적재용량 40t인 MT를 모두 무르고, 60t짜리 336대를 재투입하는 '플랜B'를 구상해두기는 했다.
반대로 최선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9일 바다와 육지 경계에 있는 세월호를 육지로 넘기는 작업을 기대할 수 있다.
반잠수선 선장의 'OK'(오케이) 신호가 떨어지는 순간 작업은 시작된다.
균형 유지가 성공의 열쇠인 민감한 작업인 만큼 조류, 바람 등 기상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해수부가 10일을 마지노선으로 정한 이유도 반잠수선의 평형 유지 능력이 11일 시작되는 대조기의 파고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결국 9∼10일 세월호는 또다시 국민의 눈과 귀를 끌 것으로 보인다. 물론 MT 테스트가 성공적이라는 전제조건을 충족한 뒤다.
육지로 완전히 올라오면 세월호는 거치 장소까지 옮겨진다. 왼쪽으로 누운 현재 모습대로 객실 부분은 육지 쪽, 바닥 부분을 땅 쪽을 향해 놓인다.
거치 장소까지 직선거리로는 30m에 불과하지만 MT는 3㎞, 30㎞를 가듯 신중하고 완만하게 이동해야 한다.
MT는 대형 구조물을 나르는 특성상 속도를 크게 요구받지 않는 데다가 화물이 실리면 이동 속도도 7분의 1가량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한 치의 불균형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세월호와 같은 형태의 구조물을, 이런 모습과 상태에서 MT가 들어 이송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처음 있는 일일 것"이라며 "현장의 모든 작업 여건, 장비 운용성, 매뉴얼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안전하게 남은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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