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킹메이커' 대신 '킹' 도전…'통합정부論' 힘 받을까(종합)

입력 2017-04-05 19:02
수정 2017-04-05 19:04
김종인 '킹메이커' 대신 '킹' 도전…'통합정부論' 힘 받을까(종합)

金. '安 지원설'엔 일단 부인…'킹 메이커' 선회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5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그의 '통합정부'를 고리로 한 비문(비문재인) 단일화 구상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정부로 위기를 돌파하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전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주요 4개 정당의 대선후보가 모두 결정되자마자 '킹'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본선 레이스에 가세한 모양새다.

김 전 대표의 이런 행보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현재의 대선구도를 흔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문 후보를 위시한 친문(친 문재인)은 협치가 아니라 권력을 독점하는 '독자정부'를 고집하고 있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문 후보에 대해 각을 날카롭게 세웠다.

그는 문 후보를 겨냥, "지난 세월이 모두 적폐라면서 과거를 파헤치자는 후보가 스스로 대세라고 주장한다"며 "'3D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읽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정 책임자에게 무능은 죄악"이라며 비판했다.

아울러 문 후보가 선출된 뒤 첫 행보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데 대해 "사람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어떨 땐 이승만·박정희 묘소를 가지 않았다가, 선거 때가 되니까 방문한다는 것도 얼마나 진정성이 없나"라고 말했다.

대선주자로 나선 김 전 대표는 우선 통합정부 구성을 목표로 한 '통합연대' 플랫폼을 만들 것으로 관측된다.

소속 정당이 없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등과 뜻을 모은 뒤 '자강론'에 무게를 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등의 합류를 견인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대표가 '킹'이 아닌 '킹 메이커'로 역할을 선회, '순교의 길'을 택할 수도 있다.

김 전 대표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결국 종착역은 대선주자 중 지지율이 가장 높은 안철수 후보의 킹 메이커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했다"면서 "굉장한 경험과 경륜이 많은 분 아닌가. 여러가지 생각하시는 부분이 잘 되기를 바랄 따름"이라고 일단 덕담을 건넸다.

다만 김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내가 '킹'을 한다고 하지 않았나. '킹메이커'를 한다는 얘기는 어울리지 않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소속이 없는 사람인데 정당에 있는 사람하고 뭘 협의하겠나"라고 '지원설을 일축했다.

김 전 대표의 출마가 전체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 중심의 세력화가 이뤄지면 전체 대선이 '문재인 대 비문재인'으로 재편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문 후보가 민주당의 주자로 결정되면서 당내 원심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 비문인 이언주 의원은 6일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해 안 후보를 지원사격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인 최운열 김성수 의원은 김 전 대표의 출마 회견장에 참석했다.

반면 이런 움직임이 결국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당장 안 후보의 경우 국민의당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선출되면서 '자강론'을 강화하는 데다 김 전 대표의 지지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비문연대'의 이합집산이 호응을 얻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김 전 대표는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서 참배한 뒤 자신의 여의도 사무실에서 저서 '결국 다시 경제민주화다' 출간 기자간담회를 연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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