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 '사드 충격' 크지 않아…일본·동남아·싼커가 채웠다
3월 관광객 전년보다 3.9%↓…유커 84% 급감했지만 내국인·일·동남아 7∼10%↑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한국관광 중단 조치가 본격화한 지 한 달이 지나는 가운데 제주의 관광시장에 미친 충격파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관광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데다 침체한 중국인 관광시장 탈피를 위해 일본과 동남아시아권 관광객 유치 확대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사드 배치 용지가 확보된 직후 중국 정부의 보복이 노골화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125만1천273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130만2천627명에 견줘 3.9% 감소한 수준이다.
이 중 외국인은 11만8천410명으로 전년(27만1천799명)보다 56.4%나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달 1일부터 중국 소비자의 날인 15일까지 6만1천47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9만6천967명에 비해 36.6% 줄었다. 이후 방한 관광상품이 전면 중단된 16일부터 현재까지는 1만8천99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12만2천895명에 비해 84.5% 줄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양 등지에서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방한 관광상품이 판매하지 않고 있다. 10월까지 중국 현지 30개 여행사에 예약했던 11만7천명 가량이 한국관광을 취소했다.
이로 인해 중국인 관광통역안내사와 유커 대상의 여행사, 숙박시설 등 일부에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으나 내국인이나 동남아시아 국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유치활동을 하며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있다.
뉴화청 등 중국 전담 여행사와 이와 연관된 숙박업소들은 내국인과 말레이시아 등 관광객을 대상으로 전환, 여전히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줄었지만 개별 관광객으로 불리는 싼커는 중국 정부의 대응과 상관없이 꾸준히 제주를 찾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급격히 줄기 시작한 지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일본인 관광객은 4천13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3천821명에 견줘 8.3% 늘었다. 동남아시아 국가 관광객 등 다른 국가도 같은 기간 3만3천805명으로 작년 동기(3만1천489명)에 비해 7.4% 증가했다.
내국인 관광시장은 꽃피는 봄날만큼이나 오히려 호황이다.
지난달 초부터 현재까지 내국인은 113만2천863명이 찾아와 전년 같은 기간(103만828명)과 비교해 10% 증가했다.
제주도는 침체한 외국인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달 한 달간 관광숙박업과 시설 관광지, 기념품업, 골프장, 관광식당 등 630여 업체가 최고 65% 할인하는 그랜드 세일에 나서고 있다.
해외 수학여행단 유치와 민간교류 지원, 무사증을 활용한 중국 개별 관광객 직접 유치 마케팅, 대만·일본 신규 취항 노선 프로모션 등의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일본 및 아시아 시장 접근성 확대, 온라인 거래 플랫폼 구축, 동남아 국가 관광통역 안내사 양성 등에 나선다.
김영진 제주관광협회장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나 이번 중국의 한국관광상품 판매 전면 중단처럼 제주 관광업계가 대외 요인에 흔들리는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며 "제주관광의 체질개선을 통해 외부요인에 충격을 받지 않도록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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