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조사위 "시간이 중요…무게 못줄이면 15일 기다려야"
(목포=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2일 세월호 육상 거치 작업을 위해 선체 천공을 허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월호에서 해수와 진흙을 빼 무게를 줄이려는 조치다.
김영모 선체조사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목포신항에서 브리핑을 열어 "현재 추정되는 세월호 무게는 1만3천460t으로, 1만3천t을 감당할 수 있는 모듈 트랜스포터가 세월호를 이동시킬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선체조사위는 애초 세월호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해 증거가 될 수 있는 선체의 절단이나 손상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날 해양수산부, 상하이샐비지 등과 회의를 거쳐 천공을 결정했다.
김 부위원장은 "현시점에서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천공을 통해 선체 안에 남은 해수와 진흙을 배출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고 봤다"고 했다.
그는 "4일 24시까지 무게를 낮추지 못하면 5일 모듈 트랜스포터 시험 운전과 6일 선체 육상 거치 등 일정표에 차질이 생긴다"며 "이 날짜를 넘기면 다시 다음 소조기 15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세월호 무게는 육상 거치 작업을 하기에 무리가 없나.
▲ 현재 반잠수선에 실린 세월호의 총 무게는 1만3천460t으로 추정하고 있다. 육상으로 옮기려면 모듈 트랜스포터가 들어가서 선체를 이동시켜야 하는데, 감당할 수 있는 총 무게가 1만3천t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세월호 추정 무게로는 이동시킬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시점에서 최적의 방안은 선체 아래쪽에 천공, 즉 구멍을 뚫는 방법밖에 없다고 본다. 이를 통해 선체 안에 남아 있는 해수와 진흙을 배출시켜 무게를 줄여야 한다.
-- 애초 선체 절단을 하지 말라고 해수부에 요청하지 않았나.
▲ 선체조사위는 세월호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해 증거인멸이 될 수 있는 선체의 절단이나 손상 금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세월호 인양 이후 선수들기를 하려 선수 아래쪽에 이미 많은 구멍을 냈고, 현시점에서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4일 24시까지 세월호 무게를 낮추지 못하면 5일 모듈 트랜스포터가 들어가 선체를 움직이는 시험 운전을 하고, 6일 선체를 육상으로 올리는 일정표에 차질이 생긴다. 이 날짜를 넘기면 세월호는 부두에서 다시 다음 소조기인 15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
-- 몇 군데나 천공하나.
▲ 시험 천공은 세월호 중앙 부분 D 데크에 (진흙과 해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중앙에 1곳 할 예정이다. 천공을 통해 나오는 물과 진흙 상태 보고 천공 크기도 결정할 것이다. 계획한 곳은 총 21곳이다. 만약 중간 부분에서 조사위가 바라는 460t이 다 나온다면 21곳 다 할 이유는 없다.
-- 시험 천공은 언제 하나.
▲ (김철승 선체조사위원) 조금 전 회의 끝낸 뒤 코리아쌀베지와 상하이샐비지 팀이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브리핑 끝나면 선체조사위원들이 탑승할 예정이다.
--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이 선체 손상 민감히 생각하는데, 협의된 건가.
▲ 조금 전 회의 마친 상황이어서 유가족과 합의하거나 통보하지 못했다. 다만 조사위는 유가족·미수습자 가족들이 유실물이 조금도 분실되지 않도록 기대하고 있는 부분을 충분히 알고 있다. 유실물이 없도록 배출구 쪽에 3∼5㎜ 정도의 가는 망을 확보해 유실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 침몰 원인의 하나로 꼽힌 평형수 부족에 대한 증거능력이 없어지는 건가.
▲ (이동권 선체조사위원) 최대한 현장을 보존하고 육상에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제안받은 파공 위치는 평형수 부분이 아닌 화물 데크 부분이다. 평형수 증거능력과는 상관없는 곳이다.
-- 평형수 증거 가치가 아직 있다고 보는 근거는.
▲ 저희가 알고 있는 세월호 사고 원인은 복원성 부족이다. 구체적으로는 화물을 과다하게 싣고 평형수는 기준보다 적게 실었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화물은 선체가 올라왔으니 실측이 가능할 거고 평형수가 얼마나 실렸는지가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봤다. 그래서 손대지 말라고 했는데 선체를 올려놓고 보니, 이미 선수 쪽에 있는 평형수 탱크의 많은 부분이 침몰 시 선수들기를 하려 공기를 불어넣으며 파공이 났다. 또 평형수 탱크에 공기 빠지는 부분으로도 해수가 들어갔을 가능성 등이 있다. 평형수 탱크가 밀폐된 것을 가정해 손대지 않고 조사하려 했는데,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 평형수 탱크 존재에 대해 더 고민할 생각이다.
-- 평형수 배출하면 침몰 원인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물은 빠졌더라도 간접적으로 증거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 현재 평형수 탱크 안에 있는 물로는 증거능력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그동안 조사 내용을 충분히 참고하고, 영상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보완 조치가 있다.
-- 미수습자 가족들이 수색 방식 말해달라고 했는데 어디까지 논의됐나. 절단 등 거치 방법도 정리됐나.
▲ 수색 방식은 5일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설명하기로 돼 있다. 이미 조사위는 해수부와 코리아쌀베지에 구체적인 방법을 제출해달라고 구했다.
(김철승 위원) 조사위가 요구한 것은 크게 다섯 가지다. 선체 인수인계를 명확히 할 것, 평형수 처리 문제 관련 내용, 선체 미수습자 수습 방안, 사고 원인 조사 관련 선교·기관실·조타·기계실 등 변경 금지, 진흙 처리 문제 등을 3일까지 보고하도록 했다.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선체조사위가 타당한지 검토해 미진한 부분은 다시 요구할 예정이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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