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대선 끝나니 더 스트레스"…불안감에 줄곧 뉴스검색
정신과 의사들 "오히려 반대 진영 지지자와 대화하라"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지난해 '진흙탕' 미국 대선전을 지켜보며 스트레스를 받았던 미국인의 상당수가 대선이 끝난 후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난맥상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정신과마다 "뉴스에서 눈을 뗄 수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로 넘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정신과 전문의들의 말을 토대로 이같이 전하면서 뉴스 덜 읽기, 반대 진영 지지자와 대화하기, 행동에 나서기 등을 처방으로 제시했다.
이 신문은 미국 정신의학회(APA)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1월 실시한 조사에서 많은 응답자가 작년 8월보다 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전했다.
작년 8월 3천500명 표본의 여론조사에 응했던 사람들 가운데 1천 명의 성인남녀를 상대로 벌인 후속 조사에서 응답자의 57%는 "정치환경이 스트레스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는 26%가,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72%가 이렇게 답했다.
절반에 육박하는 49%는 대선 결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지자의 59%는 미국의 장래 걱정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는데,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서는 이런 대답이 76%로 치솟았다.
응답자의 86%는 끊임없이, 또는 정기적으로 이메일, 문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살펴본다고 말했다.
뉴욕의 정신과 전문의 수 엘리어스는 "병원에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뉴욕 브롱크스의 몬테피오레 병원의 정신과 교수 에릭 홀랜더 박사는 "선거 후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느낌이 커지니 이에 대처해보려고 자꾸 뉴스를 보고 정보를 검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리조나 주 피닉스 마요 클리닉의 정신과 전문의 로버트 브라이트 박사는 "내 환자의 대부분이 불면증을 호소한다"며 "SNS 때문에 혈압이 오른다고 느껴지면 매주 로그인하는 횟수를 제한하라"고 조언했다.
코네티컷 주에서 활동하는 심리학자 일레인 뒤참은 오히려 정치적으로 반대 진영에 있는 사람을 만나 얘기하면 이들의 관점이 좀 더 이해된다는 견해를 보였다.
네바다 대학의 심리학 교수 스티븐 헤이즈 박사도 "호기심을 갖고 그냥 얘기만 해라. 설득하려 하지 마라. 서로 다른 관점을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이 덜 괴로워질 수 있다"고 동의했다.
일부 의사들은 지역구 의원에게 편지쓰기, 자원봉사처럼 정치적 견해를 행동에 옮기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런 행동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느 정도 스스로 통제한다는 느낌을 만들어주면서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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