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춘향인줄 알고 뽑았는데 향단…4자구도도 해볼만"(종합)
신문방송편집인협 세미나서 朴 전 대통령 겨냥 "탄핵당해도 싸다"
친박청산 요구에 "초법적 조치 안 된다"며 '우파 대통합' 역설
"여론조사 안믿어…4자구도는 박빙, 좌우대결은 우파가 이겨"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 "춘향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우파 대표를 뽑아서 대통령을 만들어놓으니까 허접한 여자하고 국정을 운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지사는 이어 "그래서 국민이 분노하는 것이고, 그래서 탄핵당해도 싸다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게이트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DJ(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도 견뎠는데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철저하게 당했다. 속된 말로 하면 이가 갈리는 정도"라고도 말했다.
최순실 사태의 원인에 대한 질문에도 "친박(친박근혜) 패권주의"라고 답한 뒤 "극히 일부의 양박(양아치 친박)들과 허접한 여자하고 정권을 폐쇄적으로 운영했다. 정무능력도 그렇고 강남에서 이상한 애들하고 노는 허접한 여자한테 인사를 묻고 반영한다는 것은 잘못된 나라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나라 정신을 팔아먹는 것"이라면서 "파기하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홍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을 탄핵 결정한 헌법재판소를 함께 비판하고, 당 안팎의 친박계 청산 요구에도 거리를 두면서 보수 지지층 표심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홍 지사는 "사법적으로 탄핵하는 것이 맞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헌재 판결문을 들어보니까 그 판결문은 잡범들에게 하는 훈계문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법적 탄핵을 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헌재에서 유죄로 확정된 증거가 하나도 없다"면서 "공소장은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 만약 검사나 특검이 주장하는 증거만으로 유죄라고 인정하면 그것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 법원의 판결문이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탄핵 판결문은 아니라고 본다. 세월이 지나면 아주 부끄러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친박 청산과 관련해서는 "초법적인 청산 절차는 혁명일 때만 가능하다"면서 "당헌당규와 절차를 무시하고 초법적인 조치를 취했을 때 '우파 대통합' 구도에 어긋날 수 있고 우파 대동단결에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 초법적 조치는 옳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
홍 지사는 "대선이라는 것은 지겟작대기도 필요한 것인데 '뺄셈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범우파 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대 후 대선 구도에 대해선 "좌파 2명, 중도 1명, 우파 1명 정도의 4자구도라면 선거를 해볼 만 하다. 박빙의 게임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당을 포함한 중도·우파 연대가 성사될 경우 "좌우대결로 가면 대한민국에선 우파가 이긴다"고 자신했다.
집권 후 정책에 대해서도 일부 구상을 공개했다.
홍 지사는 "정무장관을 야당에 줘서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의회 지도자와 만나 국정을 공유해야 한다"며 "국정보고대회도 분기별 한 번은 해서 기자들과 프리토킹할 시간을 갖겠다"고 언급, 소통을 강조했다.
대북 및 안보 정책과 관련, 홍 지사는 "북한 주민하고 정권은 별개로 봐야 한다. 경색을 겁내서 DJ(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처럼 퍼다주는 짓은 안 한다"며 "해병특전사령부를 창설해 4군 체제로 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홍 지사는 "지금 날치기 대선을 하고 있는데 개헌할 시간이 없다"며 대선 때 개헌을 반박한 뒤 "상하 양원제도를 검토하고 국회 개혁을 전제로 해서 차기 정부에서 개헌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선과 대선 일치를 위해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이는 방안에는 "오히려 국회의원들이 임기를 단축해 주기를 맞추는 개헌은 이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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