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단체생활 비율, 한국이 단연 1위…로타 위험 매우 커"

입력 2017-03-27 18:28
수정 2017-03-28 05:44
"영유아 단체생활 비율, 한국이 단연 1위…로타 위험 매우 커"

"치료법 없는 로타 장염, 백신 접종이 최선"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만 1세 미만 영유아의 보육시설 등록률이 높은 국내 육아 환경이 로타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인용해 국내 만 1세 미만 영유아가 보육시설에 다니는 비율이 39%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보고서에서 만 1세 미만 영유아의 보육시설 등록 비율은 일본이 9.8%, 노르웨이가 2.9%, 독일이 1.8%로 한국보다 훨씬 낮았다.

GSK는 매우 이르게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육아 환경으로 국내 로타바이러스 감염 양상이 해외와 크게 다르다고 분석했다.

장현갑 GSK 의학부 부장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로타바이러스 감염은 생후 12∼23개월 유아에 많이 발생하지만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6개월 미만의 영유아 환자가 가장 많다는 조사가 있다"며 "산후조리원, 어린이집에 이르게 노출되는 국내 환경이 발병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타바이러스는 영유아 장염의 주요 원인으로 전 세계 아이들의 95%가 만 5세 이전에 한 번 이상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은 사람 간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데 바이러스 입자가 10개만 몸에 들어와도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일반 알코올 소독 정도로는 바이러스가 죽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물고 빠는 장난감 등을 통해 쉽게 퍼져나갈 수 있다.

최근에는 한 산부인과에서 신생아들이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돼 질병관리본부가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중증 발열과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하며 간혹 심한 탈수로 숨질 수 있지만 드물다. 증상 지속 기간은 보통 3∼8일이며, 일단 감염되면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수액 보충으로 구토와 설사에 따른 탈수를 막는 것이 최선이다.

장 부장은 "로타바이러스는 백신이 최선의 예방"이라며 "한국처럼 영유아가 어릴 때부터 로타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해야 하는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이 사회·경제적 질병 부담 감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2차례 접종으로 10주에 완료하는 GSK의 사람균주 백신과 3번 접종으로 14주에 완료하는 엠에스디(MSD)의 동물균주·사람균주 재배열 백신 두 가지가 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