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인재될 수 있을까요?" 외국인 유학생 '취업 열공'

입력 2017-03-25 19:21
"한국 기업의 인재될 수 있을까요?" 외국인 유학생 '취업 열공'

한-아세안센터 취업 특강 개최…10개국 80여 명 몰려 '후끈'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제 종교는 이슬람인데요, 한국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면 이곳에서 취직하는 것도 생각 중입니다. 혹시 제 종교로 인한 어려움이 있을까요?"

"이미 한국 기업에는 많은 이슬람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종교나 국적을 떠나 능력으로 평가받고 있죠. 회식에서 종교적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하면 아마도 잔에 주스를 따라줄 겁니다."

쌀쌀한 봄바람이 불던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로 국적도, 언어도, 문화도 다른 10개국 청년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국제기구 한-아세안센터(사무총장 김영선)가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개최한 취업 특강 '아세안 청년 커리어 멘토십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참가자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출신 유학생 80여 명으로, 국내 주요 대학에서 공부 중인 대학생과 대학원생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한국 기업이나 연구소 등에 취직하는 데 필요한 조언을 찾고자 이날 두 시간 넘게 이어진 특강 내내 눈과 귀를 집중했다.

특강은 먼저 유학을 마치고 한국 기업에 입사한 '선배' 직장인들이 직접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요령 등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GS건설 인사담당인 메릴린 마날라이사이(필리핀), 패션 브랜드 세븐킥스의 응시잉(싱가포르), 삼성생명의 응우옌 퀸(베트남) 등은 '후배' 유학생을 위해 자신만의 취업 성공기를 아낌없이 공개했다.

선배 직장인들은 특히 한국 직장에서 선호하는 자질로 적극성, 팀워크 능력, 성실함 등을 꼽고 "한국은 실력으로 평가받을 기회가 많은 곳인 만큼 주저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해보라"고 격려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참가자들의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타지키스탄 출신 남성 유학생은 한국 기업의 서류 전형이 얼마나 엄격한지 물었고, 베트남 출신 여성 유학생은 한국 기업에서 요구하는 영어와 한국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질의했다.

이화여대에서 한국어 교육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알피아나(24·인도네시아) 씨는 "한국에서 공부하다 보니 학위를 받은 뒤 이곳에서 취직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한국 회사에서는 야근이 많다고 해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한국어 실력을 쌓아 인사나 노무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아 전공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특강에 이어 마련된 만찬에서는 참가자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연락처를 교환하며 국경을 넘나든 인맥을 쌓았다.

한-아세안센터는 이날 특강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외국인 유학생이 참가하는 퀴즈 대회, 한-아세안 청년 단편 영화제 등을 열고 한국과 아세안의 청년 교류를 넓힐 계획이다.

센터는 2014년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2015년부터 주한아세안청년네크워크(AYNK)와 함께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센터 장연주 국장은 "아세안 유학생은 한국 기업의 아세안 진출을 돕는 교두보이자 한국 사회의 국제화를 이끌 미래 인재가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아세안 청년이 한국에서 활약하는 무대를 넓혀 이들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의 투자, 무역, 문화, 관광 교류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