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세월호 램프 절단 어렵진 않을 것…문제는 시간"
침몰 당시 바닥 부딪혀 램프 연결부위 파손됐거나 부식 가능성
소조기 24일까지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해야 성공…시간 빠듯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세월호의 좌현 선미 램프가 열려 절단작업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수중 절단 자체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23일 조선업체 관계자는 "세월호의 상태를 직접 보지 못해 조심스럽지만 램프는 육지에서 배로 차량이 드나들 게 하는 다리와 같은 것으로 연결부위만 잘라내면 되기 때문에 작업 자체가 고난이도는 아니다"라며 "수중 절단 역시 기술적으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세월호를 와이어에 연결해 인양하는 도중에 이런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현재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어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 "특별히 절단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경우에선 절단 자체가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선업체의 간부도 "세월호를 육지로 옮겨야 할 반잠수식 선박(화이트 마린)에 세월호를 거치하기 위해서는 램프를 잘라낼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수중 작업이 불가능한 건 아닌데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인양에 최적인 소조기가 24일 끝나기 때문에 서둘러 램프를 잘라내지 않으면 소조기까지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소조기가 끝나도 날씨와 바다 상태만 좋으면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바다 상태를 장담못해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이라며 "세월호를 13m까지 들어올려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세월호 좌현 램프가 열린 것에 대해서는 침몰에 따른 충격으로 인한 연결고리의 파손 또는 부식 가능성을 점친다.
한 선박 전문가는 "세월호가 출항하고 침몰 직전에도 램프가 닫혀 있었을 텐데 인양 도중 열린 것이 발견됐다면 세월호가 선미 쪽으로 침몰하면서 바닥에 부딪혀 연결고리가 파손됐을 수도 있고, 그 안에 차량이나 물건 등이 선미로 쏟아지면서 연결고리가 망가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3년이나 바닷속에 있으면서 부식 등의 과정을 거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월호는 24일 오전까지 램프 절단을 성공적으로 끝내더라도 현재 10m 정도인 높이를 13m까지 더 끌어올리는 작업을 거쳐야 하고, 이후 앵카를 거둬들인 뒤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해야 한다.
반잠수식 선박과 도킹후에는 선박 위에 세월호를 거치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을 하루 만에 마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는 의견이 많다.
해양수산 연구원 관계자는 "반잠수식 선박의 스페이스가 160m 정도 밖에 안되는데 세월호 길이가 140m가 넘어 성공적인 거치를 위해서는 매우 정교한 작업이 요구된다"며 "속도, 날씨, 파고, 조류, 바람까지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소조기가 끝난 뒤에도 날씨에 따라 인양 마무리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변수가 많다.
한 전문가는 "이번 소조기에 인양을 못하면 선체를 들어 올린 상태로 날씨가 좋아질 때까지 그 상태를 유지할 것인지, 다시 내려놓을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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