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중대 고비'…24일 오전까지 램프 제거해야(종합2보)
잠수사 동원, 밤샘 '수중 절단작업' 진행
24일 자정까지 반잠수선에 실어야 소조기내 인양 가능
(진도·세종=연합뉴스) 윤종석 손상원 박인영 기자 =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던 세월호 인양 작업이 뜻하지 않은 중대 고비를 맞았다.
자동차 등이 드나드는 선박 구조물인 좌측 선미 램프 중 'D데크' 잠금장치가 파손돼 아래쪽으로 열린 상태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램프를 24일 오전까지 제거하고서 선체를 해수면 위 13m까지 끌어올리고, 이어 이날 자정까지 1마일(1.6㎞) 떨어진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 실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25일부터 물살이 강해지는 중조기로 접어들어 인양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현재 세월호는 잭킹바지선의 인양 작업을 통해 해수면 위 10m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23일 오후 10시 진도군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세월호의 좌현 선미 램프가 원래는 닫혀 있어야 하지만 아래쪽으로 열린 상태로 발견돼 잠수부가 제거 중"이라고 말했다.
이 램프를 제거하지 못하면 인근에 대기 중인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싣지 못하게 된다.
반잠수식 선박은 물에 살짝 잠수하고서 세월호 밑으로 들어가서는 다시 부상하면서 선체를 싣는다.
현재 세월호는 왼쪽으로 누워 있는 상태인데, 램프 때문에 반잠수식 선박 위에 올라가는 선체의 높이가 예상보다 10m나 더 길어진다.
세월호가 해수면 위 13m까지 인양되면 수면 아래로는 9m가 남게 된다.
세월호를 이후 목포 신항 등으로 옮기기 위해 선체 밑부분에 리프팅 빔과 거치대 등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세월호의 수면 밑 부분의 높이는 11.5m로 높아진다.
반잠수식 선박이 13m까지만 잠수할 수 있어 10m 이상 되는 선미 램프가 추가되면 반잠수선에 올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해수부와 인양업체 상하이 샐비지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잠수사들을 투입해 밤새 램프 절단 작업을 하고 있다.
잠수사들은 세월호 선체가 잭킹바지선에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수중에 있는 지장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좌현 램프가 개방된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
해수부는 세월호를 인양하기 전에는 램프가 열린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세월호가 침몰할 때 해저면과 맞닿는 충격으로 램프 고정장치가 파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수부가 세월호의 정확한 상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인양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램프는 4개의 철제 힌지로 고정된 상태로, 잠수부들은 용접 작업으로 힌지 부분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램프 제거 작업은 24일 오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 단장은 램프 제거가 잘 안 되면 인양 작업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24일 오전까지 절단 작업을 마칠 수 있도록 모든 장비와 인력 투입해서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할 계획"이라면서도 "(인양 등) 추가 진행 여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검토한 다음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악의 경우 이번 세월호 인양 시도가 무산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5일에는 조류의 물살이 약한 소조기가 끝나고 중조기로 접어든다.
해수부는 램프 제거 방침을 밝힌 브리핑 전에 미리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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