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갈등 기회 노리는 中기업…"시장점유율 확대 기회"
한중교역 냉각시 中 브랜드 강화…군수산업도 성장 기회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갈등으로 한국과 중국간 무역·경협이 주춤해지는 시기를 중국 경제가 노리고 있다.
19일 관영 환구망 등 중국 매체는 사드 배치에 따라 중국 당국의 보복·제재 조치와 함께 한국제품 불매와 반한 정서가 지속적으로 심화하면서 한중 무역관계와 기업 간 협력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한중간 정치적 모순과 대치가 중국의 산업 고도화와 중국기업 브랜드 발전에 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환구망은 한중 무역이 동결되더라도 그 총체적 손실은 중국 입장에서는 크지 않고 오히려 순수출액 증가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 반면 한국은 심각한 대중 경제의존도로 인해 측정키 어려운 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한중 무역에서 기록하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는 중국의 전체 무역흑자의 6%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한중교역이 저해된다면 총량적으로 중국의 순수출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 대기업 위주로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았던 전자, 화학공업, 자동차 등의 업종이 중국에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중 무역의 냉각으로 중국기업과 브랜드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구망은 삼성을 예로 들어 스마트폰, 가전 등 첨단 소비제품과 액정패널, 메모리, 전지, 웨이퍼 등 전자부품 분야를 중국 업체가 파고들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 중에서도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데 이 업종이 사드갈등으로 영향을 받을 경우 중국 내 올레드 산업 재정비의 호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젊은층에 영향이 큰 한국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패션, 성형 등 한류 문화 상품의 중국 내 수요가 꺾이면서 이 분야 중국의 경쟁력이 제고될 기회도 함께 맞게 됐다.
한국제품 불매 운동과 한국행 관광의 전면 금지로 인해 다른 나라 제품이 반사이익을 받거나 가방, 구두, 모자, 화장품 등 일부 수요가 중국기업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도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 후 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군사력 강화 경쟁이 일어날 상황도 예상했다. 특히 사드갈등의 고조는 중국의 전략방어, 미사일 공격 등 분야에서 무기 수요를 자극하며 방위산업의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환구망은 앞으로 사드갈등이 확대되면 제조업, 금융보험, 도매영업, 과학기술, 부동산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한국의 대중 투자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아울러 중국의 대(對) 한국 수출 규모가 비교적 큰 의류 섬유, 가구·침구 분야에서는 한중교역 냉각 시 중국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중관계의 긴장은 지난 2012년 11월 협상을 개시한 이래 11차 담판을 진행하고 있던 한·중·일 자유무역지대 추진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