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라도 더 가까이' 오늘도 학수고대하는 팽목항 세월호 가족들
(진도=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더는 실망할 기운도 없네요. 진짜 인양이 이뤄지기까지는 어떤 말도 믿지 못할 거 같아요."
세월호 미수습자로 남아있는 단원고 학생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48)씨는 19일 전남 진도 팽목항 방파제에서 물결치는 바다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 시각 사고해역에서는 세월호 선체를 해저면에서 1∼2m 들어 올리는 시험인양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양수산부는 '당초 시험인양이 성공하면 곧바로 본인양을 추진한다'고 알렸다가 높은 파도가 예보되면서 계획을 취소했다.
전날 팽목항에서 다른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 이 소식을 접한 박씨는 불과 3시간 사이에 극심하게 엇갈린 희비를 묵묵히 감당해야만 했다.
1천69일 동안 이어졌던 기다림이었기에 목소리와 달리 그의 표정에서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반인 미수습자 가족 권오복(63)씨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권씨는 오후 3시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알려진 시험인양 결과를 기다리며 주머니 깊숙이 두 손을 찔러넣고 팽목항 분향소 주변을 맴돌았다.
그는 "전날 낮까지 잔잔했던 팽목항 물결이 오후 들어 높아지기 시작했다"며 해수부의 발표가 섣불렀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권씨는 "이날 하루 인양현장에서 어떤 시도든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세월호 선체와 그 안에 있을지도 모를 가족이 1m라도 더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원했다.
그는 "학수고대, 그 말밖에 할 말이 없네요"라며 제자리를 맴돌았다.
해수부는 이날 시험인양 결과를 토대로 다음 소조기인 4월 5일께 본인양을 시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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