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썰매경기장 난코스 드러났다…남은 건 공략법 찾기

입력 2017-03-19 10:52
평창 썰매경기장 난코스 드러났다…남은 건 공략법 찾기

두쿠르스 "9번 코스에 모든 게 달려있다"…2번도 손꼽히는 난코스

이용 감독 "열심히 공부했는데 남은 과제가 있는 것 같다"



(평창=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약 11개월 앞두고 열린 평창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에는 올림픽 경기장 트랙을 파악하기 위해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정해진 코스를 완주해야 하는 종목 특성상 경기장에서 한 번이라도 더 썰매를 타며 공략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2일부터 2주일간 훈련한 뒤 17~19일 2016-2017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제8차 대회를 치렀다.

최근에 완공된 이 경기장에서 처음이자, 올림픽 개막 전 마지막으로 열리는 국제 대회를 치른 선수들이 어렵다고 꼽는 코스는 정해져 있었다.

루지 종목에 이어 스켈레톤 선수들은 단연 9번 구간을 '마의 코스'로 꼽았다.

연습 때 가장 많은 코치진이 공략법을 찾기 위해 몰린 곳으로, 대회 때도 다수 선수가 9번 코스를 지난 뒤 벽에 부딪히는 장면을 연출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난 9번 커브를 빠져나오면 직선주로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미세하게 좌우로 휘어져 있는 10~12번 코스가 나온다.

이 코스를 무사히 통과하기 위해 9번 코너에서 속도를 줄이면 기록이 늦어지고,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균형을 잃고 벽에 부딪힐 우려가 있다.

남자 스켈레톤 우승자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는 "9번 코스에 거의 모든 게 달려있다. 9번만 잘 미끄러져 나가면 좋은 경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성빈(강원도청)은 "기존 커브들과 달리 9번은 길이가 길지도 짧지도 않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커브다 보니 꺼리는 것 같다"고 평했다.



봅슬레이에서는 9번뿐 아니라 2번도 난코스로 꼽혔다.

'봅슬레이 최강자'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독일)는 "2번, 9~12번, 15번이 어렵다"면서 "2번은 처음 들어가는 부분이 넓어 주의해야 한다. 조작을 조금만 잘못하면 벽에 부딪힌다. 출발할 때 좋았던 속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평했다.

원윤종(강원도청)도 "2번과 9번에 초점을 맞추고, 까다로운 커브 몇 개를 공략해야 한다"면서 "봅슬레이는 9번 코스에서 직선으로 잘 빠져나가는 것 뿐 아니라 속도가 붙는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 국가대표팀 총감독은 이번 대회를 치른 소감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봤는데 답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더는 할 것이 없다고 봤는데 남은 과제가 있는 것 같다"고 새 공략법을 찾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원윤종은 "외국 선수들이 어려워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면서 "아직 완벽한 공략법을 완성한 것은 아닌 만큼, 충분한 훈련을 통해 빠른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장에 대한 선수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두쿠르스는 "트랙이 흥미롭고 좋았다. 많이 어렵다거나 위험하지는 않지만, 조금만 실수하면 시간이 많이 지연될 수 있다"고 평했고, 프리드리히는 "전반적으로 좋고 매일 나아지고 있다. 올림픽 때 좋은 트랙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bsch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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