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나주 생활쓰레기 처리시설 재검증·감사 착수

입력 2017-03-19 07:00
'말 많고 탈 많은' 나주 생활쓰레기 처리시설 재검증·감사 착수

기준 미달시 손해배상 등 강력 대응

(나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등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를 처리하는 나주 광역 자원화 시설이 설계에 크게 미달하는 등 말썽이다.

오는 27일까지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검증을 넘어야 하지만 제대로 될지 미지수다.



최근에는 전직 근로자의 부당한 시운전 폭로 등이 제기돼 시가 감사에 착수했다.

19일 나주시에 따르면 가연성 생활 쓰레기를 고형화 연료(SRF·Solid Refuse Fuel)로 생산하는 이 시설이 가동된 지 3년이 다 되지만 잦은 중단 등으로 애물단지다.

사업비 195억원을 들인 이 시설은 생활 쓰레기 선별과 파쇄, 건조, 압축 과정을 거쳐 팔레트 형태의 고형화 물질을 만드는 곳이다.

2014년 7월 준공 이후 시공을 맡았던 H사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운영 과정에서 일주일에 2~3차례 가동 중단 등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압력을 높이는 이른바 가압(加壓)시설에도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처리용량이 130t에 달하지만, 반입되는 50∼60t 처리도 버겁다.

처리하지 못한 쓰레기가 시설 입구에 산더미처럼 쌓여 1천여t을 매립장으로 운반해 처리하기도 했다.

문제가 드러나자 시는 전문가와 시의회, 주민, 공무원 등 10명으로 '하자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1월 성능인증 시험을 했다.

3일에 걸친 시험에서 하루 16시간 가동 기준, 생활 쓰레기 130t 처리 조건을 하루도 만족하지 못했다.

가동 중 잦은 기기 고장으로 쓰레기 처리량이 최대 108t에서 76t에 그쳤다.

고형원료 생산율은 40% 이상 기준에 훨씬 못 미친 30.3%에 불과했으며 악취도 부지 경계선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른바 총체적인 하자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위탁 기간이 끝난 이 업체를 나주시가 재위탁해 부실 운영업체에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도 받는다.

최근에는 이 업체에 근무했던 일부 직원이 시운전과 근무 인력 조작 등이 있었다며 폭로하기도 했다.

나주시는 자원화 시설의 시공과 준공, 운영 과정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에 들어갔다.

나주시 관계자는 "27일부터 3일간 시민단체, 시의회 등이 참가한 가운데 재검증에 들어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위탁업체 배제, 손해배상 소송 제기 등 강력하게 대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nic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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