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많은 中은행, 美 금리인상 못 견뎌…3년 내 위기"

입력 2017-03-15 14:33
"부실채권 많은 中은행, 美 금리인상 못 견뎌…3년 내 위기"

안현호 전 지식경제부 차관 '한·중·일 경제삼국지2' 출간

"현재 한국 성장동력은 반도체뿐…비교우위 가진 기술 늘려야"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안현호 전 지식경제부 1차관이 "미국이 내년까지 꾸준히 금리를 올리면 부실채권으로 몸살을 앓는 중국은행들이 버티지 못해 3년 안에 경제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책 '한·중·일 경제삼국지 2'를 낸 안 전 차관은 15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신영기금회관에서 출판 기념 기자 간담회를 했다.

안 전 차관은 2013년 '한·중·일 경제삼국지'를 출판했으며 이번에 나온 책은 그 후속판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안 전 차관은 "중국이 지난 10년간 과잉 투자가 계속됐고 이것이 부실로 이어져 대출해준 은행들이 힘든 상황인데, 지금처럼 미국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돈을 흡수하기 시작하면 버틸 수가 없다"며 "중국에 경제 위기가 오면 한국은 더 큰 위기라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중국은행들의 무수익여신(NPL) 비율이 1%대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15%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전 차관은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4년 전에 책을 내면서 걱정했던 일들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과 기술 격차가 계속해서 줄어들면서 절대적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품목은 메모리 반도체뿐"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은 일본이 첨단 부품과 장비를 만들어 한국에 팔면 한국은 이를 가지고 중간재를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은 이를 활용해 완제품을 만드는 제조업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여가고 있어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는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안 전 차관은 "부품이나 소재, 장비산업에서 핵심 기술을 갖는 중소·중견기업을 다수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반도체를 제외하면 한국의 성장동력이 될 만한 산업이 없다"며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정부와 기업이 10년 정도 꾸준히 투자하면 전 세계에서 통하는 기술과 기업을 만들어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해서는 "중국의 경제보복은 이제 시작이며 앞으로도 이런 일은 계속될 수 있다"며 "한·중·일 경제 체제에서 이런 중국에 대응하려면 일본과 더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전 차관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와 1981년 행정고시(25회)로 공직에 입문, 30년간 주로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산업·무역정책을 다뤘으며 2010년 지식경제부 1차관을 역임했다.

이후 무역협회 상근부회장과 단국대 석좌교수를 거쳐 지금은 삼정KPMG에서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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