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숙박업 2금융권 대출 10조 돌파…사상 최대폭 증가
작년 2조8천억원 늘어…전체 금융권 대출금 2년새 9조 급증
'美금리↑·소비↓'에 자영업자 고금리 대출 이자 부담 확대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베이비붐 세대의 대표적 자영업종으로 꼽히는 음식·숙박업의 2금융권 대출이 지난해 사상 최대폭으로 급증했다.
이는 은행권이 대출의 고삐를 조인 여파로 나타난 '풍선효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로 인해 앞으로 금리 상승기에 자영업자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비은행 예금취급기관(2금융권)의 음식·숙박업에 대한 대출 잔액은 11조4천127억원으로 1년 전의 8조5천882억원보다 2조8천245억원 늘었다.
음식·숙박업의 2금융권 대출금 잔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년간 증가액 2조8천245억원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보유한 2007년 이래 최대규모다.
심지어 음식·숙박업에 대한 2금융권의 대출금 증가 규모는 은행의 이들 업종에 대한 대출금 증가 규모보다 1조원 이상 많았다.
은행이 손실을 우려해 신용도가 낮고 대출리스크가 큰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2금융권의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음식·숙박업에 대한 은행과 2금융권 등 전체 금융권의 대출 잔액은 작년 말 현재 45조8천12억원으로 2015년 말보다 4조5천303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2015년에 전년 말 대비 4조5천606억원이 급증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2015년과 2016년 2년간 증가액이 9조원을 넘는다.
이처럼 음식·숙박업에 대한 대출이 급증하면 앞으로 이들 자영업자의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 수익으로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금융권의 대출금리는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급격한 소비위축으로 인해 이들 자영업종의 영업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가 0.1%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의 폐업위험이 7∼10.6% 상승하며 음식·숙박업 자영업체의 생존 기간은 3.1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의 은퇴 시기가 도래하면서 퇴직 후 음식·숙박업을 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런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지난 1월 자영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9천명 증가한 547만6천명에 달했다.
주로 자영업자들이 창업 수단으로 활용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2011년 17만개에서 작년엔 21만8천개로 30% 증가했다.
2015년 창업한 개인사업자는 106만8천명인데 같은 해 폐업한 개인사업자 수는 73만9천명이었다.
단순 숫자만 보면 매년 창업하는 개인사업자 수의 70%에 달하는 개인사업자가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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