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서 "북한, 핵 원료 '리튬6' 해외에 팔려고 했다"

입력 2017-03-09 16:33
유엔 보고서 "북한, 핵 원료 '리튬6' 해외에 팔려고 했다"

WSJ "북한으로 인한 핵확산 우려 갈수록 커져"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 핵심 원료인 '리튬6'를 해외에 팔려고 시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유엔의 대북제재를 감시하는 전문가 패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했다. 미 의원들은 이 보고서와 리튬6 판매의 상세한 내용을 알고자 국무부와 정보기관의 브리핑을 추진했다.

리튬6는 핵무기에 중성자를 집어넣을 때 필요한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데 쓰인다. 삼중수소는 핵폭발의 위력을 높여 더 적은 양의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으로도 핵폭탄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소형 핵탄두는 대륙 간 탄도 미사일에 장착된다.

비군사적인 목적으로는 배터리, 윤활유, 약품 등에 쓰이는 리튬은 북한에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농축 리튬인 리튬6를 생산한 것은 대륙 간 탄도 미사일에 쓰일 핵탄두 소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 랜드연구소의 핵 전문가인 그렉 존스는 "순도 40%로 농축된 리튬은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데 쓰이고, 더 높은 순도의 리튬은 수소폭탄의 연료로 쓰일 수 있다"며 북한이 팔려고 한 리튬6의 양과 순도가 구매자의 의도를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06년부터 지금껏 5차례 핵 실험을 했으며, 마지막 실험이었던 지난해 9월 실험의 위력이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삼중수소로 만들어진 강화 물질의 주입으로 폭발의 위력이 배가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리튬6를 국영 '청송연합'이 운영하는 위장 회사를 통해 판매하려고 했다. 청송연합은 북한 무기 수출의 최소한 절반을 맡는 것으로 여겨져 미국과 유엔의 금수 조치 대상이 됐다. 주로 해양 군사시설·무기, 잠수함, 미사일 시스템 등의 생산에 특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청송연합의 위장 회사가 리튬6를 주중 북한 대사관과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를 통해 팔려고 한 것으로 추정했다. 청송연합은 파견 직원을 종종 외교관으로 위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6의 잠재적인 구매자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기술을 팔려는 북한의 의지와 능력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2007년 북한에 의해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 시리아의 원자로를 파괴했으며, 시리아를 비롯해 이란, 이집트, 예멘 등에도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수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북한에 대한 새 제재 법안을 기초했던 코리 가드너 미 상원의원은 "유엔 보고서는 북한이 더욱 진전된 불법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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